직원들의 업무 문제를 해결할 때보다 개인 문제를 들을 때의 부담감

직원들의 업무 문제를 해결할 때보다 개인 문제를 들을 때의 부담감

업무 문제는 쉽다 오전 10시. 마케팅팀 수진이가 들어왔다. "대표님, 광고 집행 건으로 말씀드릴 게 있어요." 이런 건 편하다. 숫자 보고, 데이터 확인하고, 방향 정하면 된다. 30분이면 끝난다. "ROI가 2.3에서 1.8로 떨어졌어요. 타겟을 다시 잡아볼까요?" "그래, 25-34세 구간 세분화해봐. 육아 키워드 조합도 테스트하고." 깔끔하다. 업무는 정답이 있다. 아니면 최선이라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대표님, 시간 좀 괜찮으세요" 수진이가 나가지 않았다. 문 앞에서 망설였다. "대표님... 개인적인 얘기인데,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심장이 쿵했다. 이 말이 나오면 준비해야 한다. 30분이 아니라는 거다. "응, 앉아." "사실은요... 남자친구랑 헤어졌어요. 3년 사귄 사람이었는데." 숨 한 번 들이쉬었다. "결혼 얘기 나오다가, 제가 야근 많이 한다고. 승진하려고 너무 일만 한다고. 그래서..." 눈물이 글썽였다. "일주일 전부터 집중이 안 돼요. 광고 성과도 그래서..." 아. 숫자 뒤에 이런 게 있었구나. 휴지 건네고, 물 따라줬다. 업무 문제였으면 해결책을 말했을 텐데. 지금은 그냥 들었다. 20분 들었다. 아니, 들어줬다. "힘들었겠다. 이번 주는 일찍 가도 돼. 리프레시 필요하면 말하고." 수진이가 나가고, 나는 혼자 남았다. 무겁다. 여성 팀원이 많다는 것 우리 회사 직원 15명 중 12명이 여자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이커머스, 특히 육아용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성 지원자가 많았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복잡하다. 남자 대표였으면 달랐을까. 아니, 달랐을 거다. 여자 대표니까 말하는 거다. 생리통, 임신 계획, 육아 문제, 연애 고민, 가족 갈등. "대표님은 이해해주실 것 같아서요." 이 말을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고맙다.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는 거니까. 그런데 동시에 무겁다.대표인가 언니인가 지난달. 디자인팀 예린이가 임신 소식을 알렸다. "대표님, 제가... 임신했어요." "진짜? 축하해!" 기뻤다. 진심으로. "그런데 걱정돼요. 제가 지금 메인 프로젝트 맡고 있잖아요. 출산휴가 들어가면..." "그건 우리가 조정하면 돼. 너는 몸 챙겨." "입덧이 심해서 오전에 집중이 안 되는데, 재택 가능할까요?" "당연하지. 조정해." 그날 저녁. 집에서 캘린더 다시 짰다. 예린이 빠지면 디자인 일정 3주 밀린다. 외주 쓰면 비용 300만원 추가. 시리즈B 준비하는 타이밍에 이건 부담이다. 근데 말 못 한다. 예린이한테도, 다른 팀원한테도. "대표님은 여자라서 이해해주시니까 좋아요." 이 말이 칭찬인지 무게인지 모르겠다. 둘 다인 것 같다. 상담자가 되는 순간들 화요일 점심. 개발팀 민지. "대표님, 부모님이 결혼 압박이 심해요. 서른 다섯인데 아직도 회사만 다닌다고." 목요일 오후. 마케팅팀 지은. "육아휴직 쓰고 싶은데, 복직하면 제 자리 없을까 봐 걱정돼요." 금요일 저녁. 운영팀 수빈. "생리통이 너무 심한데, 병원 가려면 반차 써야 하잖아요. 눈치 보여요." 다 들었다. 한 명 한 명. 업무 문제였으면 답 주면 된다. "이렇게 하자", "저렇게 바꾸자". 근데 이건 답이 없다. "힘들겠다", "이해한다", "우리가 조정해보자". 이게 내가 줄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그 무게를 혼자 안는다.남자 대표들은 이런 거 안 듣는다 지난주. 남편이랑 술 마셨다. "요즘 힘들어 보여." "응... 팀원들 얘기 들어주다 보면 나도 지쳐." "무슨 얘기?" "개인적인 거. 연애, 결혼, 임신, 육아..." 남편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거까지 대표가 들어줘야 해?"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아. 남자들은 모르는구나. 여자 대표라서 듣는 거다. 여자 팀원이 많아서 생기는 일이다. 남자 대표였으면 이런 얘기 안 올라온다. "개인사는 개인이 해결하세요" 하면 끝이다. 근데 나는 못 한다. 왜냐면 나도 겪었으니까.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일하면서, 시어머니 눈치 보고, 학교 행사 못 가서 미안하고. 그래서 듣는다. 그래서 무겁다. 책임감이라는 이름의 무게 여성 비율이 높은 팀. 이게 자랑스러울 때도 있다. "우리는 여성 친화적 회사예요" 하면 반응이 좋다. 투자자 미팅에서도 플러스다. "워라밸 보장, 출산휴가 자유, 생리휴가 눈치 없음." 실제로 우리 회사 이직률 낮다. 6개월 평균 재직률 92%. 그런데. 그 뒤에 내가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팀원들의 개인 문제 들어주고, 일정 조정하고, 감정 케어하고. "대표님은 여자라서 이해해주시니까." 이 말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남자 대표였으면 이해 안 해줘도 되는 건가. 여자 대표니까 이해해줘야 하는 건가. 그리고 이해해주는 나는 누가 이해해주나. 혼자 우는 밤 어제 밤 11시. 아이들 재우고 침대에 누웠다. 수진이 생각났다. 3년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진 거. 예린이 생각났다. 임신했는데 프로젝트 걱정하는 거. 민지 생각났다. 부모님 결혼 압박받는 거. 다 내 문제가 아니다. 근데 내 안에 쌓인다. 눈물이 났다. 남편한테도 말 못 한다. "그런 거까지 네가 들어줘야 해?" 할까 봐. 엄마한테도 말 못 한다. "회사 그만두고 애나 잘 키워" 할까 봐. 여성 CEO 모임에서도 말 못 한다. 다들 강한 척하니까. 그래서 혼자 운다. 이게 여자 대표의 숙제인가. 그래도 듣는다 오늘 아침. 출근했다. 수진이가 먼저 인사했다. "대표님, 어제 말씀 드려서 좀 후련했어요. 감사해요." "응, 힘들면 언제든지." 예린이가 배 만지며 지나갔다. "대표님 덕분에 마음 편하게 다니고 있어요." "몸 조심해." 민지가 보고서 들고 왔다. "오늘 집중 잘 됐어요. 듣기만 해주셔도 도움 돼요." "다행이다." 무겁다. 여전히. 근데 안 들을 수는 없다. 왜냐면 나도 누군가 들어줬으면 했으니까. 창업 초기에, 첫 아이 낳고 복귀했을 때, 투자자 미팅에서 "애 있으시죠?" 질문 받았을 때. 아무도 안 들어줬다. 그래서 나는 듣는다. 팀원들의 업무 문제도, 개인 문제도. 대표니까 듣는 게 아니라, 여자니까 듣는 것도 아니라. 그냥 사람이니까. 경계선은 어디인가 근데 솔직히 모르겠다.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나. 업무와 개인의 경계. 대표와 언니의 경계. 회사와 상담소의 경계. 지난주 운영팀 회의에서 나왔다. "대표님, 우리 회사 복지 중에 '심리 상담 지원' 추가하면 어떨까요?" 순간 뜨끔했다. 아.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있었구나. 전문가도 아닌 내가. "좋은 생각이다. 알아보자." 월 50만원이면 전 직원 월 1회 상담 가능하다고 한다. 비싸다. 근데 필요하다. 나도 필요하다. 솔직히. 여성 대표의 보이지 않는 노동 투자자 보고서에는 안 나온다. 매출, 성장률, 직원 만족도. 숫자로 나온다. 근데 이건 안 나온다. 팀원 한 명 한 명의 삶을 듣고, 안고, 조정하는 시간. 이게 내 업무 시간의 30%다. 화요일 오후 2시간, 목요일 오후 1시간, 금요일 저녁 1시간. 이 시간에 나는 대표가 아니다. 그냥 듣는 사람이다. 남자 대표들은 이 시간을 전략 회의에 쓴다. 투자 미팅 준비한다. 네트워킹한다. 나는 휴지 건네고 있다. 이게 맞나 싶다가도, 또 듣는다. 왜냐면 안 들으면 팀이 무너지니까. 숫자로 안 나오는 무너짐. 롤모델은 없다 한 달 전. 여성 창업가 네트워킹 갔다. 선배 대표님께 조심스럽게 물었다. "팀원들 개인 문제까지 들어주시나요?" "아니, 그건 선 그어야지. 업무만 챙겨." "근데 여자 팀원들이 자꾸..." "그래도 안 돼. 경계 확실히 해야 회사 굴러가." 고개는 끄덕였는데, 마음은 안 따라갔다. 나는 못 그러겠더라. 다른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너처럼 했어. 근데 번아웃 왔어. 결국 심리상담 받았지." "..." "네가 모두를 구할 순 없어. 네 자신부터 챙겨." 맞는 말이다. 아는데. 실천이 안 된다. 오늘도 듣는다 오후 4시. 마케팅팀 수진이가 또 왔다. "대표님, 저 요즘 상담 치료 받기로 했어요." "잘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신다고 들었어요. 감사해요." "당연한 거야. 필요하면 써." "대표님도 받으세요. 진짜로." "...나?" "네. 대표님이 제일 힘들어 보여요." 순간 울컥했다. 참았다. 여기서 울면 안 된다. "고마워. 생각해볼게." 수진이가 나가고, 혼자 남았다. 창밖을 봤다. 강남 빌딩들이 보인다. 어디선가 다른 여자 대표도 이러고 있겠지. 팀원 얘기 들어주고, 혼자 삭이고, 또 내일 출근하고. 보이지 않는 노동. 숫자로 안 나오는 리더십. 여자라서 지는 무게.무겁지만 놓을 수 없다. 이게 내가 만들고 싶었던 회사니까.

체력 관리는 여유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다

체력 관리는 여유 문제가 아니라 생존 문제다

새벽 5시, 알람 없이 눈이 떠진다 눈을 뜨자마자 피곤하다.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어제 몇 시에 잤더라. 12시? 1시? 계산해보니 4시간.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온몸이 무겁다. 머리가 안 돌아간다. 커피 먼저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거실로 나온다. 바닥에 레고 밟는다. "아야" 소리 내면 애들 깬다. 입 다물고 참는다.커피 내린다. 이게 오늘 몇 번째 커피일까. 아니다, 아직 첫 번째다. 오늘이 시작됐으니까. 체력은 관리 대상이 아니라 소모품이 됐다 예전엔 관리했다. 주 3회 필라테스. 비타민도 챙겨 먹었다. 11시 전엔 잤다. 지금은 뭐가 남았나. 비타민은 서랍에 만료일 지나서 들어있다. 필라테스 멤버십은 3개월째 안 쓴다. 11시에 자는 날은... 언제였지. "대표님 건강관리 어떻게 하세요?" 인터뷰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대답한다. "아침 조깅이요, 명상도 하고요." 거짓말이다. 실제론 이렇다. 아침은 건너뛴다. 점심은 서서 먹는다. 저녁은 편의점 도시락이다.운동? 웃긴다. 회사 가는 게 운동이다. 계단 오르는 게 운동이다. 아이들 안아주는 게 근력운동이다. 피곤이 기본값이 되면 생기는 일들 아침에 눈 뜨면 피곤하다. 점심 먹으면 더 피곤하다. 저녁엔 정신이 없다. 밤엔 또 잠이 안 온다. 이게 루프다. 미팅 중에 멍 때린다. "대표님?"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아, 네. 그러니까 제 말은..." 무슨 말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CFO가 말한다. "대표님 얼굴이 많이 안 좋으신데요." "괜찮아요, 원래 이래요." 거짓말이다. 원래 안 이랬다. 집에 오면 애들이 달려든다. "엄마 같이 놀자!" "응, 엄마 좀만 앉아있을게." 소파에 앉는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몸이 안 일어난다. 10분만, 10분만 더.남편이 본다. "무리하지 마." "안 하고 있어." 또 거짓말이다. 내가 무너지면 15명이 무너진다 회사 직원 15명. 이 사람들한테 월급 줘야 한다. 투자자한테 실적 보고해야 한다. 아이 둘 키워야 한다. 남편한테 괜찮은 아내여야 한다. 내가 쓰러지면? 생각하기 싫다. 작년에 독감 걸렸다. 40도 열 나는데도 출근했다. "대표님 집에 가세요." "아니야, 오늘 미팅 있어." 미팅 중에 어지러워서 쓰러질 뻔했다. 그때 깨달았다. 아, 나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 후론 컨디션 관리한다고 했다. 했나? 안 했다. 왜냐면 시간이 없으니까. 여유가 없으니까. 나 하나 챙기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니까. 직원들한테 말한다. "워라밸 중요해요, 무리하지 마세요." 나는? 매일 무리한다. 주말도 일한다. 새벽도 일한다. 체력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근데 어떻게?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이러다 큰일 납니다." 건강검진 결과가 안 좋다. "스트레스 관리하세요, 운동하세요." 알아요. 근데 어떻게요? 하루가 24시간이다. 수면 4시간. 출퇴근 2시간. 회사 10시간. 아이들 4시간. 식사랑 씻기 2시간. 남은 시간 2시간. 이 시간에 운동하라고? 명상하라고? 자기계발하라고? 웃긴다. 이 2시간도 실제론 없다. 갑자기 터지는 일들로 사라진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최소한이라도 지킨다. 비타민은 먹는다. 아침에 한 알. 물은 마신다. 텀블러 들고 다닌다. 계단은 오른다. 엘리베이터 대신. 이게 관리냐고? 지금 내겐 이게 전부다. 여성 CEO는 더 힘들다는 말 남자 대표들 모임 갔다. 다들 골프 얘기한다. "주말에 18홀 돌았어요." 나는? 주말에 아이들 놀이터 갔다. 그것도 남편이 출장 가면 못 간다. "대표님도 골프 치세요, 인맥도 쌓이고." "네... 배워볼게요." 배울 시간이 어디 있나. 여자 대표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육아는 기본이다. 집안일도 내 몫이다. "남편이 도와주잖아" 라고 하는데,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해야 하는 거다. 근데 현실은 내가 8할 한다. 투자자 미팅에서 들었다. "애 둘 키우시면서 회사도 하시네요. 대단하세요." 남자 대표한테 저런 말 안 한다. 왜 나한테만 하나. 시어머니 말씀. "며느리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뜻은 이거다. "애나 제대로 키워." 친정엄마는 걱정하신다. "네가 쓰러지면 어떡하니." 다들 걱정한다. 근데 대안은 없다. 그래도 버티는 이유 왜 이러고 사나. 나도 가끔 생각한다. 회사 접고 편하게 살까. 남편 월급으로도 살 수 있다. 애들이랑 시간 보내는 것도 좋겠다. 근데. 회사 가면 직원들이 있다. 내가 만든 팀이다. 이 사람들 믿고 왔다. 고객들도 있다. "이 서비스 너무 좋아요" 메시지 온다. "육아하는 엄마들 덕분에 살아요."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아,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구나. 딸아이가 말한다. "엄마, 나도 커서 회사 만들래." "왜?" "엄마처럼 멋있게 살고 싶어서." 그 순간 눈물 날 뻔했다. 내가 보여주는 거다. 여자도 할 수 있다고. 엄마여도 할 수 있다고. 힘들어도 할 수 있다고. 체력 관리, 생존 문제가 맞다 건강검진 결과 봤다. 의사 선생님이 심각하게 말한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큰 병 올 수 있어요." 무섭다. 5년이면 딸이 중학생이다. 아들은 초등학생이다. 회사는 시리즈B쯤 갈 거다. 그때 내가 없으면? 체력 관리는 사치가 아니다. 생존 문제다. 내가 살아야 회사가 산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들 키운다. 그래서 결심했다. 매일 30분. 무조건 30분은 나를 위해 쓴다. 운동이든, 산책이든, 그냥 누워있는 것이든. 주말에 2시간. 아이들 재우고 나만의 시간. 남편한테 양해 구했다. 한 달에 한 번. 친정엄마한테 애들 맡기고 병원 간다. 건강검진 결과 챙긴다. 이게 전부냐고? 지금은 이게 전부다. 완벽한 관리는 포기했다 예전엔 완벽주의자였다. 뭐든 100% 해내야 했다. 지금은 60%면 된다. 아니, 50%도 괜찮다. 체력 관리도 마찬가지다. 매일 운동? 못 한다. 8시간 수면? 불가능하다. 규칙적인 식사? 어렵다. 근데 이것만은 지킨다.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병원 안 갈 정도로. 아이들 얼굴 볼 수 있을 정도로. 이게 현실적인 목표다. 직원들한테도 말했다. "나도 완벽하게 못 해요. 그래도 해요." 부끄럽다. 대표가 이러면 안 되는데. 근데 솔직한 게 낫다고 생각했다. 거짓말하는 것보다. 여자 선배 대표가 말했다. "우리는 그냥 살아남는 게 목표야." 맞다. 살아남는 것. 그게 지금 내 목표다. 오늘도 버텼다 퇴근한다. 시계 보니 8시. 집 가는 길. 지하철에서 잠깐 조는다. 10분 낮잠도 회복된다. 집 도착. 아이들 이미 잤다. 남편이 재웠다. 미안하고 고맙다. 냉장고 연다. 남편이 싸둔 도시락 있다. 데워서 먹는다. 샤워한다. 따뜻한 물이 온몸을 감싼다. 이게 오늘 유일한 휴식이다. 침대에 눕는다. 온몸이 아프다. 근데 오늘도 버텼다. 내일도 버틸 거다. 모레도. 언젠가는 덜 피곤한 날이 오겠지. 회사가 더 안정되면. 아이들이 더 크면. 시스템이 더 갖춰지면. 그때까지는. 그냥 버티는 거다. 살아남는 거다.체력 관리는 여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완벽하게는 못 해도, 최소한은 지킨다. 그게 오늘을 사는 방법이다.

10년 결혼, 요즘 남편과 '부부'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

10년 결혼, 요즘 남편과 '부부'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

10년 결혼, 요즘 남편과 '부부'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 어제 남편이랑 한 대화 "내일 준호 학원 픽업 누가 해?" "내가. 너 투자자 미팅 있잖아." "고마워. 그럼 은서는?" "시어머니한테 부탁했어." "알았어. 참, 주말에 장 좀 봐야 돼." "응. 리스트 공유해줘." 끝이다. 어제 저녁 남편이랑 나눈 대화의 전부다. 아침엔 "다녀와" 했고, 밤엔 "먼저 자" 했다. 그게 다였다. 10년 전 신혼 때 우리가 이런 대화만 하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즘 남편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사람이 내 남편 맞나?' 아니, 남편이긴 한데. 뭐랄까. '부부'라기보단 '동료'같다. 아니, 동료보다 못할 때도 있다. 회사 직원들이랑 점심 먹으면서 더 많이 웃는다. 언제부터였을까 정확히 언제부턴지 모르겠다. 은서 낳고부터? 아니면 내가 회사 세우고부터? 둘 다일 수도 있다. 첫째 낳고 나서 1년은 정신이 없었다. 수유하고 재우고 또 수유하고. 남편이랑 대화? 그럴 시간에 자는 게 먼저였다. "애 울어" "응 내가 볼게" 이런 말만 100번씩 했다. 그래도 그땐 괜찮았다. 힘들어도 '우리 같이 키우는구나' 느낌이 있었다. 새벽 3시에 아기 울음소리에 같이 벌떡 일어나서, 남편이 나한테 물 떠다주고, 나 수유하는 동안 남편이 기저귀 갈고. 그런 게 있었다. 둘째 때는 달랐다. 나는 회사 세운 지 1년차였고, 투자 유치 직전이었다. 남편은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야근이 늘었다. 둘 다 바빴다. 너무 바빴다. "나도 힘들어" "나도 힘든데" 이 대화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결국 둘 다 힘들다는 결론만 남고, 해결책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대화 자체를 안 하게 됐다. 힘들다고 말하면 또 싸울 것 같아서.우리 부부의 대화 패턴 요즘 우리 대화를 분석해봤다. 웃긴다. 회사에선 데이터 분석하면서 내 결혼 생활은 분석 안 하고 있었네. 80%: 육아 관련학원 픽업 누가 할지 준비물 뭐 사야 하는지 아이 감기약 먹였는지 부모 상담 누가 갈지15%: 집안일 분배장 누가 볼지 청소기 돌렸는지 쓰레기 버렸는지 명절 준비 어떻게 할지5%: 기타회사 일 간단히 "피곤해" "나도" "먼저 자" "응"이게 다다. 10년 결혼 생활의 현주소다. 대화 주제가 아이들 아니면 집안일이다. 우리 둘에 관한 얘기는 없다. "오늘 어땠어?" 이런 질문도 안 한다. 물어봐도 "그냥 그랬지" 이런 대답만 돌아올 거 알아서. 가끔 남편이 회사 일 얘기하려고 하면, 나도 모르게 "그래서 결론이 뭔데?" 이렇게 물어본다. 회사에서 직원들한테 하는 말투로. 남편이 표정 굳는 게 보인다. 그럼 나도 아차 싶지만 이미 늦었다. 나도 회사 얘기 하려다가 관둔다. "투자자가 이런 말을 하더라" 시작하면, 남편 눈에서 '또 회사 얘기야' 하는 게 보인다. 그래서 그냥 입 다문다. 스킨십은 언제 사라졌나 손 잡은 게 언제였지. 기억이 안 난다. 결혼 초에는 소파에 앉아서도 붙어있었다. TV 보면서 남편 다리에 내 다리 올려놓고, 남편은 내 머리 쓰다듬고. 그런 거 있었다. 지금은 소파 양 끝에 앉아서 각자 폰 본다. 아이들이 중간에 앉는다. 물리적으로도 사이가 멀어진다. 침대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서로 끌어안고 잤다. 지금은 각자 끝으로 간다. 나는 왼쪽 끝, 남편은 오른쪽 끝. 가운데는 텅 비어있다.부부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 솔직히 세지도 않는다. 그것도 일정 맞춰서 하는 느낌이다. '오늘 아이들 일찍 잤네' '내일 주말이네' 이런 타이밍에. 로맨틱함 따윈 없다. 의무 같다. 해야 할 것 같아서 하는. 끝나고 나면 각자 폰 보거나 바로 잔다. 뒤끝? 그런 거 없다. '수고했어' 정도? 이게 정상인가 싶다. 10년차 부부가 다 이런가. 근데 여자 CEO 모임에서 비슷한 얘기 나오면, 다들 웃으면서도 좀 슬퍼 보인다. 남편은 뭘 생각할까 남편도 비슷하게 느낄까. 아니면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할까. 얼마 전에 물어봤다. 용기 내서. "우리... 요즘 좀 멀어진 것 같지 않아?" 남편이 폰에서 눈 떼고 나를 봤다. 잠깐 멈칫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런가? 바빠서 그런 거 아냐?" 바빠서. 맞다. 우린 바쁘다. 근데 그게 답일까. "그래도 우리 둘이... 좀 더 애기하고 그러면 안 돼?" "무슨 애기?" "그냥... 우리 애기." "..." 남편이 멈칫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나도 뭘 말하고 싶은지 정확히 몰랐다. 그냥 '우리가 멀어진 것 같다'는 느낌만 있었다. 결국 그날도 "바쁘니까 어쩔 수 없지" 이런 결론으로 끝났다. 남편은 다시 폰 봤고, 나도 노트북 열었다. 동료가 되어버린 부부 요즘 느낌이 뭐냐면. 우리가 '부부'가 아니라 '육아 프로젝트 팀'이 된 것 같다. 공동 목표: 아이들 잘 키우기 역할 분담: 각자 스케줄에 맞춰서 소통 방식: 슬랙처럼 효율적으로 감정: 최소화 실제로 우리 카톡방 이름이 "준호은서 육아방"이다. 남편이랑 단둘이 대화하는 방인데 이름이 아이들 이름이다. 이게 뭔가 싶다. 회사에서 직원들 보면, 우리보다 더 끈끈해 보인다. 점심 먹으면서 서로 고민 상담하고, 힘들 때 격려해주고. 퇴근하면서 "오늘 수고했어요" 진심으로 말하고. 나는 남편한테 "오늘 수고했어" 언제 마지막으로 말했지. 기억이 안 난다. 남편도 나한테 "힘들었지?" 이렇게 안 물어본다. 내가 늦게 들어와도 "회의 어땠어?" 이런 거 안 물어본다. 그냥 "애들 재웠어" 이것만 말한다. 동료보다 못한 관계다. 이게 맞나. 여자 CEO 모임에서 들은 얘기 지난달 여자 CEO 모임에서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40대 언니가 먼저 꺼냈다. "나 남편이랑 6개월 동안 손 한 번 안 잡은 것 같아." 다들 웃었다. 근데 쓸쓸한 웃음이었다. "우리도 그래요." "저희도요." "요즘 남편 얼굴도 제대로 못 봐요." 비슷한 얘기가 쏟아졌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워킹맘, CEO, 임원. 다들 비슷했다. 한 언니가 이런 말을 했다. "있잖아. 우리 남편이랑 대화 주제가 아이들이랑 돈밖에 없어. 학원비, 생활비, 노후 준비. 이런 거. 그냥 경제 공동체지, 부부는 아닌 것 같아."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또 다른 언니는 이랬다. "나는 남편한테 회사 일 얘기 안 해. 얘기해도 안 들어. 본인 회사 일도 바쁜데, 내 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거지. 이해는 가. 근데... 외로워." 외롭다. 그 말이 계속 맴돌았다. 남편이 있는데 외롭다. 이상한 말 같지만 정확한 표현이었다. 혼자 우는 밤 지난주 새벽 2시. 남편은 코 골면서 자고 있었다. 나는 잠이 안 와서 거실로 나왔다.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 결혼식 때 사진을 봤다. 남편이 나를 안고 웃고 있었다. 나도 행복해 보였다. 10년 전 우리는 뭘 기대했을까. 아이 둘 낳고, 각자 커리어 쌓고, 강남에 아파트 사고. 이런 거? 다 이뤘다. 근데 행복하냐고 물으면. 글쎄. 그날 밤 혼자 좀 울었다. 소리 안 나게. 눈물만 주르륵. 슬퍼서라기보단. 뭔가 허무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정작 중요한 걸 놓친 것 같아서. 아침에 남편이 물었다. "눈 빨간데. 안 잤어?" "응. 일 때문에." 거짓말이었다. 근데 진짜를 말하면 뭐가 달라질까. 남편도 힘든 거 아는데. 다시 부부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이 있다. 우리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회사에선 문제 생기면 솔루션 찾는다. 매출 떨어지면 마케팅 바꾸고, 이탈률 높으면 UX 개선하고. 그런데 결혼 생활은? 무슨 솔루션이 있을까. '데이트하세요' 이런 조언 많이 들었다. 실제로 해봤다. 한 달에 한 번, 아이들 친정 맡기고 외출. 첫 번째 데이트. 영화 보고 저녁 먹었다. 좋았다. 그런데 대화가 없었다. 영화관에선 말 못 하고, 식당에선 아이들 얘기만 했다. 끝나고 집 가는 길에 서먹했다. 두 번째 데이트. 전시회 갔다. 작품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 좀 했다. 근데 중간에 남편 전화 왔다. 회사 일. 30분 통화했다. 나도 슬랙 알림 확인했다. 결국 카페에서 각자 노트북 펼쳤다. 세 번째 데이트는 취소했다. 나는 투자자 미팅, 남편은 회식. 데이트가 답이 아닌 것 같다. 시간만 맞춰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작은 시도들 그래도 포기는 하기 싫다. 10년을 같이 살았는데. 아이 둘을 같이 키우는데. 작은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하루에 한 번, 아이들 얘기 말고 질문하기 "오늘 점심 뭐 먹었어?" "회의는 어땠어?" "피곤해 보이는데 괜찮아?"사소하다. 근데 이것도 안 했었다.잘 때 "사랑해" 말하기첫날 말하려니까 쑥스러웠다. 10년 만에 처음 하는 말 같았다. 남편이 깜짝 놀라면서 "갑자기?" 했다. "그냥.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남편이 잠깐 멈칫하더니 "나도" 라고 했다. 작은 거였지만 뭔가 달라진 느낌이었다.주말 아침 같이 커피 마시기아이들 깨기 전, 딱 30분. 둘이서만. 대화 안 해도 된다. 그냥 옆에 있기. 첫 주말에 해봤다. 남편이랑 부엌에 나란히 서서 커피 내렸다. 말은 별로 안 했다. 근데 어깨가 스쳤다. 남편이 내 컵에 우유 따라줬다. 내가 좋아하는 비율을 기억하고 있었다. "고마워." "뭐가." 그게 다였다. 근데 좋았다. 변하고 있는 걸까 아직 잘 모르겠다. 우리가 다시 '부부'가 될 수 있을지. 근데 작은 변화는 있는 것 같다. 어제 남편이 퇴근하면서 꽃을 사왔다. 작은 다발. "이거 뭐야?" "그냥. 니가 좋아하는 거." 프리지아였다. 내가 좋아하는 걸 기억하고 있었다. 꽃을 받아들고 울컥했다. 몇 년 만에 받아보는 꽃이었다. "왜 갑자기?" "갑자기는 아니고... 네가 요즘 힘들어 보여서." 남편이 나를 보고 있었다. 제대로 보고 있었다. 몇 년 만에 느껴보는 시선이었다. 그날 밤 우리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대화를 했다. 회사 일도, 아이들 일도 아닌. 우리 얘기를. "너 요즘 행복해?" "글쎄. 넌?" "모르겠어. 바빠서." "나도." 솔직한 대답이었다. 둘 다 모르겠다는 거. 근데 그게 시작인 것 같다. 아직은 모르겠다 우리가 다시 신혼처럼 될 수 있을까. 아마 아니다. 10년이 흘렀고, 아이가 둘이고, 각자 커리어가 있다. 예전처럼 손잡고 데이트하고, 주말마다 여행 가고, 새벽까지 수다 떨고. 그런 거 불가능하다. 근데 새로운 방식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팀'이 아닌 '부부'로 사는 방법. 서로를 업무 파트너가 아닌 사람으로 보는 것. 효율이 아닌 감정으로 대화하는 것. 쉽지 않다. 나도 모르게 "그래서 결론이 뭔데?" 이렇게 말하게 된다. 남편도 모르게 "일정 공유해줘"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해볼 거다. 10년을 같이 살았으면 앞으로 10년도 살 거니까. 아이들이 다 크고, 우리 둘만 남았을 때. 서로 처음 보는 사람처럼 어색하긴 싫다. 그때도 손잡고 있고 싶다. 말 안 해도 편한 사이로.10년 결혼의 무게는 무겁지만, 그만큼 쌓인 것도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는다.

친정엄마가 주 2회 아이들을 봐주시는 그 감사와 미안함

친정엄마가 주 2회 아이들을 봐주시는 그 감사와 미안함

화요일 오후 5시 30분 초인종이 울렸다. 엄마다. "왔어." "네, 엄마." 현관문 열자마자 아이들이 달려간다. 나보다 할머니가 좋은 나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밥은 먹었어?" "아직이요." "또 안 먹었네. 너 요즘 많이 말랐어." 말랐다기보다 늙었다. 거울 볼 때마다 느낀다. 엄마가 부엌으로 간다. 냉장고 연다. 반찬통 꺼낸다. 어제 만들어 오신 거다. 김치찌개, 시금치무침, 계란말이. "애들 저녁 먹이고 씻기고 재워. 9시까지면 되지?" "네.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 하는지 모르겠다.주 2회, 화요일과 목요일 엄마가 와주시는 날이다. 없으면 회사를 못 돌린다. 화요일은 투자자 미팅 데이. 목요일은 전체 회의와 1:1 면담. 7시 전에 퇴근이 불가능한 날들이다. 남편? 야근 많다. 대기업 과장이 뭐 그리 바쁜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바쁘다. 나도 바쁘니까 뭐라 못 한다. 어린이집 하원 시간은 4시 30분. 초등학교 하교는 2시. 누가 데려오나. 베이비시터? 월 300만원. 시리즈A 받았지만 그 돈은 없다. 아니, 있어도 아깝다. 결국 엄마다. "엄마,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 손주 보는 게 할머니 일이지." 일이 아니다. 엄마는 70살이다. 허리도 안 좋으시다. 무릎도 아프시다. 그래도 오신다. 버스 타고 50분. 우리 집까지.엄마의 70년대 엄마는 24살에 결혼했다. 25살에 나를 낳았다. 결혼하고 회사 그만뒀다. 당연한 거였다. 1970년대니까. 아빠가 벌었고, 엄마가 집을 지켰다. 나와 동생을 키웠다. 빨래하고 밥하고 청소하고. "너는 나처럼 살지 마라." 엄마가 늘 하시던 말이다. 공부해서 좋은 직장 다니라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라고. 그래서 나는 공부했다. 대학 나왔다. 11번가 MD 했다. 연봉 6천. 그런데 창업했다. 엄마는 반대했다. "안정적인 게 최고야. 결혼도 했는데." 결혼했으니 더 안전하게 살라는 뜻이었다. 나는 안 들었다. 내 삶은 내가 산다고 했다. 지금 엄마가 내 아이들을 봐주신다. 아이러니다. 감사와 미안함의 무게 엄마 없으면 불가능하다. 인정한다. 남편 월급으로는 베이비시터 못 쓴다. 내 회사 수익으로도 아직은 무리다. 손익분기점 근처니까. 엄마가 안 와주시면? 회사를 접어야 한다. 아니면 아이들을 포기하거나. 둘 다 못 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진심으로. 그런데 미안하다. 더 진심으로. 엄마는 나를 키우느라 30년을 썼다. 이제 손주를 또 키운다. 엄마의 삶은 언제 시작되나. "엄마, 요즘 뭐 하고 싶은 거 있으세요?" "없어. 이거면 돼." 이거면 되는 게 아니다. 엄마도 살아야 한다. 엄마의 시간도 있어야 한다. 근데 나는 그걸 뺏고 있다.세대 간 계약서 엄마 세대는 자식 위해 산다. 그게 당연하다고 배웠다. 우리 세대는? 나를 위해 산다고 배웠다. 커리어도 쌓고 자아실현도 하고. 그런데 아이를 낳으면 다시 돌아간다. 엄마 세대처럼. 희생하고 포기하고. 아니, 포기는 못 한다. 커리어도 지키고 싶다. 그래서 더 힘들다. 결국 윗세대한테 도움을 받는다. 엄마한테, 시어머니한테. 시어머니는 "회사 그만두고 애나 키워라" 하신다. 엄마는 그 말 안 하신다. 대신 몸으로 지원하신다. 어느 게 더 나은가. 모르겠다. 둘 다 무겁다. 목요일 저녁 8시 47분 회의 끝났다. 택시 탔다. 집 도착 8시 50분 예상. 엄마한테 문자 보냈다. "거의 다 왔어요. 10분 후 도착이요." "ㅇㅋ" 엄마도 이모티콘 쓰신다. 내가 가르쳐드렸다. 집 앞 도착. 엘리베이터 탄다. 9층. 초인종 누른다. 엄마가 문 연다. 피곤한 얼굴이다. "애들 잤어. 숙제도 다 했어." "고생하셨어요." "괜찮아. 가봐야지." "저녁은요?" "집 가서 먹을게." 9시에 저녁을 먹으러 가신다. 50분 버스 타고. 택시 타고 가시라고 5만원 드렸다. 안 받으신다. "괜찮아. 버스 편해." 편한 게 아니다. 아끼시는 거다. 나한테 부담 안 주려고. 현관에서 엄마를 본다. 엘리베이터 타신다. 손 흔드신다. 나도 손 흔든다. 문 닫는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조용하다. 아이들 잔다. 남편은 아직 안 왔다. 냉장고 연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반찬들. 김이 다 식었다.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혼자 먹는다. 맛있다. 엄마 손맛이다. 눈물 난다. 뭐가 이렇게 미안한지. 내가 할 수 있는 것 엄마한테 뭘 드릴 수 있을까. 돈? 드린다. 매달 50만원. 용돈이라고. 안 받으려 하셔서 계좌로 넣는다. 선물? 한다. 명절 때, 생신 때. 옷이랑 건강식품이랑. 여행? 보내드리고 싶다. 아빠랑 같이. 근데 엄마가 안 가신다. "너희 애들 누가 봐." 결국 시간이다. 엄마의 시간을 내가 쓰고 있다. 언젠가 갚을 수 있을까. 아니, 갚는다는 표현 자체가 틀렸다. 엄마는 빚이라고 생각 안 하신다. 그게 더 무겁다. 여성 CEO 모임에서 지난주 모임에서 나온 얘기다. "친정엄마 없으면 창업 못 했어요." 5명 중 4명이 고개 끄덕였다. 나머지 한 명? 시어머니가 봐주신다고. 운 좋은 케이스다. "근데 미안하지 않아요?" 다들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미안하죠. 근데 어쩌겠어요. 해야죠." 해야 한다. 그래서 한다. 근데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 부모님 노년을 또 육아에 쓰게 하는 게. "우리가 성공하면 되죠. 그게 보답이죠." 성공. 그게 뭘까. Exit? 100억짜리 매각? 아니면 그냥 오래 버티는 것? 모르겠다. 일단 한다. 월요일 아침 엄마한테 전화했다. "엄마, 이번 주는 제가 일찍 들어갈게요. 화목 안 오셔도 돼요." "왜? 무슨 일 있어?" "아니요. 그냥 엄마 쉬세요." "괜찮아. 내가 갈게." "엄마." "응?" "사랑해요." "...갑자기 왜 그래. 이상한 애." 전화 끊으셨다. 근데 30초 후 문자 왔다. "나도♡" 하트 이모티콘이 두 개였다. 결론 같은 거 친정엄마 없으면 불가능하다. 인정한다. 감사하고,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 언젠가 엄마가 편히 쉬실 수 있게. 그때까지 버틴다. 회사 키운다. 돈 번다. 엄마한테 여행 보내드린다. 아빠랑 같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감사는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성공으로 하는 거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아이 둘, 초등 2학년과 6살 사이의 발달 단계 관리하기

아이 둘, 초등 2학년과 6살 사이의 발달 단계 관리하기

아이 둘, 초등 2학년과 6살 사이의 발달 단계 관리하기 아침 7시, 두 개의 세계 아침이 전쟁터다. 둘째가 "엄마 양말 신겨줘"라고 할 때, 첫째는 "나 혼자 할 수 있어요"라며 방문을 닫는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완전히 다른 두 명.첫째 하은이는 초등 2학년. "엄마 나 혼자 할 수 있어"가 입버릇이다. 동시에 "엄마 왜 나한테만 안 와줘?"라고도 한다. 둘째 지훈이는 6살. "엄마 같이 해줘"가 기본값이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8년 차이가 아니다. 8살과 6살, 딱 2년 차이인데 세상이 다르다. 출근 준비하면서 깨달았다. 나는 두 개의 언어를 동시에 써야 한다는 것을. 회의실에서 떠오른 생각 오전 10시 투자자 미팅. "내년 목표 수치는요?" 대답하면서 문득 떠올랐다. 어젯밤 하은이가 울먹이던 얼굴. "엄마는 지훈이만 좋아해."미팅 끝나고 화장실에서 5분 울었다. 하은이는 이제 "엄마 사랑해"를 직접 말 안 한다. 대신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칭찬받았어"라고 말한다. 인정받고 싶어 한다. 지훈이는 아직 "엄마 사랑해" 연발한다. 그리고 24시간 껴안기를 원한다. 같은 사랑인데, 다른 언어다. 점심 먹으면서 남편한테 문자 보냈다. "우리 하은이 요즘 어때 보여?" 답장: "잘 크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남자들은 모른다. '잘 크고 있다'와 '행복하다'는 다른 말이다. 6시 반, 엄마 출동 퇴근해서 집 문 열면 두 아이가 달려온다. 지훈: "엄마! 유치원에서 미끄럼틀 타다가 넘어졌어!" (포옹 요구) 하은: "엄마, 나 수학 100점 맞았어." (무심한 척하지만 눈빛은 반짝)10초 안에 결정해야 한다. 누구 먼저? 지훈이를 안아주면, 하은이가 방으로 들어간다. 하은이 시험지 먼저 보면, 지훈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정답이 없다. 매일 찍기다. 어제는 하은이 먼저 했다. "우와, 100점! 엄마가 제일 자랑스러워." 30초 집중. 그리고 "지훈아, 어디 다쳤어? 엄마가 봐줄게." 하은이는 괜찮다는 표정 지었다. 근데 저녁 먹을 때 말이 없었다. 오늘은 지훈이 먼저 했다. "아이고 우리 아기, 많이 아팠구나." 1분 안아주고. "하은아, 시험지 보여줘. 와, 진짜?" 오버해서 칭찬. 지훈이는 금방 놀러 갔다. 하은이는 웃었다. 근데 눈빛이 복잡했다. 저녁 7시, 각자의 숙제 식탁에 앉았다. 하은이는 수학 문제집. 혼자 푼다. 가끔 "엄마 이거 맞아?"라고 확인만 받는다. 지훈이는 한글 쓰기. 5분마다 "엄마 이거 어떻게 써?" 시간 배분이 안 된다. 지훈이 옆에 붙어있으면, 하은이가 20분 뒤 "엄마 이거 틀렸네"라며 자책한다. 내가 옆에서 봐줬으면 안 틀렸을 거라는 뉘앙스. 하은이 옆에 앉으면, 지훈이가 "엄마~ 나 못 하겠어~" 징징댄다. 남편이 지훈이 봐준다고 하면? 5분 만에 "아빠는 엄마처럼 안 해줘"라며 온다. 이게 매일이다. 회사에서는 15명 직원 관리한다. 각자 업무 분배하고, 피드백하고, 동기부여한다. 집에서는 두 명도 못 한다. 밤 9시, 재우기 전쟁 하은이는 "나 혼자 잘 거야"라고 한다. 근데 불 끄고 나가려면 "엄마 조금만 옆에 있어줘"라고 한다. 지훈이는 "엄마 안 자"라며 버틴다. 결국 안고 누워서 재운다. 30분 걸린다. 문제는 이거다. 지훈이 재우는 30분 동안, 하은이는 혼자 천장 보면서 기다린다. 그걸 알기 때문에 지훈이 재우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 "언니 기다리니까 빨리 자야지"라고 재촉하게 된다. 지훈이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자기는 아직 엄마 품이 필요한데, 언니 때문에 빨리 자라는 압박. 하은이 입장에서는 서운하다. 동생은 30분 안아주면서, 자기는 5분만 옆에 있어주고 가니까. 어제 하은이가 물었다. "엄마, 나도 6살로 돌아갈 수 있어?" 칼로 찌르는 기분이었다. 투자자가 물었다 지난주 시리즈A 후속 미팅. "대표님, 직원 관리 노하우가 뭔가요?" 대답했다. "각자 다른 걸 원한다는 걸 인정하는 거요. 똑같은 방식으로 동기부여 안 됩니다." 박수 나왔다. 집에 와서 생각했다. 나는 회사에서는 이걸 아는데, 집에서는 왜 못 할까. 직원 A는 칭찬이 동력이다. 직원 B는 자율성이 동력이다. 직원 C는 명확한 피드백이 동력이다. 그렇게 각자 다르게 대한다. 15명 모두. 그런데 왜 집에서는 "나는 공평하게 해야 해"라고 생각할까. 하은이는 인정이 필요하다. "엄마가 너를 봤어"라는 확인. 지훈이는 스킨십이 필요하다. "엄마가 너를 안아줘"라는 확인. 같은 사랑, 다른 언어다. 공평하게 30분씩 줄 게 아니라, 각자 필요한 걸 줘야 한다. 근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엄마의 죄책감 공식 계산해봤다. 하루 깨어있는 시간: 17시간 일하는 시간: 10시간 (출퇴근 포함)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4시간 나 혼자 있는 시간: 0.5시간 4시간을 2명이 나눠 갖는다. 1명당 2시간. 근데 2시간으로는 6살도, 8살도 만족 못 한다. 특히 8살은 2시간 중 1.5시간을 동생한테 빼앗긴다고 느낀다. 6살은 2시간이 원래 자기 거였는데, 언니 때문에 줄었다고 느낀다. 결과: 둘 다 불만족. 그리고 나는 둘 다 만족시키지 못 한 죄책감. 이게 워킹맘의 수학이다. 시어머니의 말씀 며칠 전 통화. "하은이가 요즘 표정이 안 좋더라. 엄마가 바빠서 그런가봐." 참았다. "네, 신경 쓰겠습니다." 끊고 울었다. 시어머니는 모른다. 나도 알고 있다는 것을. 매일 미안하다는 것을. 그리고 회사 그만두면 해결될까? 아니다. 집에만 있으면 하은이는 "엄마 나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거다. 지훈이는 "엄마 놀아줘"라고 할 거다. 시간 문제가 아니다. 타이밍 문제다. 하은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과, 지훈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겹친다. 그게 문제다. 여성 CEO 모임에서 지난달 모임에서 털어놨다. "나 요즘 회사보다 집이 더 어려워." 5명 중 4명이 고개 끄덕였다. 선배 언니가 말했다. "애들 연령차가 작을수록 힘들어. 각자 다른 세계 살잖아." 맞다. 지훈이는 아직 엄마가 세상의 전부다. 유치원 갔다 와서 제일 먼저 "엄마 어디 있어?" 하은이는 이제 친구들이 중요하다. 학교 갔다 와서 제일 먼저 "친구가 나한테..." 근데 둘 다 저녁 7시에 집에 들어온다. 그 순간부터 9시 재울 때까지 2시간. 2시간 안에 두 세계를 다 케어해야 한다. 불가능하다. 다른 언니가 위로했다. "그래도 넌 잘하고 있어. 완벽한 엄마는 없어." 알고 있다. 근데 위로가 안 된다. 어제 밤, 하은이와의 대화 지훈이 재우고 나왔다. 하은이 방 불이 켜져 있었다. 들어갔다. "왜 안 자?" "엄마 기다렸어." 옆에 누웠다. "엄마, 나 언제 커?" "왜? 빨리 크고 싶어?" "응. 그럼 엄마가 동생만 안 돌봐도 되잖아." 가슴이 뭉클했다. "하은아, 엄마가 미안해. 요즘 네 마음 못 챙겨줘서." "아니야. 엄마 바쁜 거 알아. 근데..." "근데?" "나도 가끔 안아줬으면 좋겠어. 동생처럼." 울컥했다. 8살은 이미 다 안다. 엄마가 바쁜 것도, 동생이 손이 많이 가는 것도. 그래서 참는다. "나는 괜찮아"라고 말한다. 근데 정말 괜찮은 게 아니다. 그날 밤 30분 안아줬다. 아무 말 없이. 하은이가 잠들면서 중얼거렸다. "엄마 좋아." 남편과의 싸움 주말에 터졌다. "당신은 몰라. 애들이 각각 얼마나 다른지." "나도 애 봐줘. 근데 당신이 자꾸 내가 하는 거 못미더워해." "그게 아니라..." 말이 안 나왔다. 남편은 지훈이 옷 입히고, 하은이 숙제 봐주고, 밥도 먹인다. 근데 뭔가 다르다. 지훈이한테 "형아 다 됐어, 너도 빨리 해"라고 한다. 하은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하은이한테 "동생 먼저 해주고, 네 거 해"라고 한다. 둘째를 우선순위에 둔다. 효율적이다. 근데 공평하지 않다. 그걸 설명하려다 포기했다. "아니야, 미안해. 내가 예민했어." 남편은 이해했다는 표정 지었다. 근데 진짜 이해한 건 아니다. 회사에서 배운 것 직원 면담할 때 쓰는 기법이 있다. 1:1 미팅. 15분씩. 각자 다른 질문. 신입한테는 "어려운 거 있어?" 중급한테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시니어한테는 "네 의견은 뭐야?" 같은 시간, 다른 질문. 각자 필요한 걸 듣는다. 이걸 집에 적용해봤다. 하은이한테는 "오늘 제일 재밌었던 거 뭐야?" 지훈이한테는 "오늘 뭐했어?" 하은이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한다. 지훈이는 즉석에서 쏟아낸다. 같은 질문 하면 안 된다. 하은이는 "글쎄..."하고 말 없고, 지훈이는 산만하게 늘어놓는다. 각자 다르게 물어봐야 한다. 회사에서는 당연한데, 집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아마 회사는 '업무'고, 집은 '사랑'이라서 그런가. 업무는 효율이지만, 사랑은 공평이어야 한다는 강박. 근데 공평은 불가능하다. 친정엄마의 조언 "네가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해." 주말에 엄마가 말했다. "둘 다 똑같이 해줄 필요 없어. 어차피 애들은 불만 있어." "그래도 엄마는..." "나도 너하고 동생 다르게 키웠어. 넌 학원 많이 보냈고, 동생은 친구 만나게 해줬고." "공평하지 않게요?" "공평하게 하면 둘 다 안 맞아. 네가 원하는 거 주고, 동생이 원하는 거 줬지." 생각해보니 맞다. 나는 책 좋아했다. 엄마는 책 사줬다. 동생은 밖에 나가고 싶어 했다. 엄마는 놀이터 데려갔다. 같은 사랑, 다른 방식. 그게 공평한 거였다. 새로운 시도 이번 주부터 바꿨다. 월수금: 하은이 집중 데이. 지훈이 재우고, 하은이랑 20분 더 있어준다. 화목: 지훈이 집중 데이. 하은이 먼저 재우고 (혼자 잘 수 있으니까), 지훈이랑 그림책 읽어준다. 주말: 각자 1시간씩 일대일 시간. 하은이한테 설명했다. "엄마가 너랑 동생이랑 각각 시간을 줄게. 똑같이는 아니야. 너한테 필요한 거, 동생한테 필요한 거 다르니까." 하은이가 물었다. "나한테 필요한 게 뭔데?" "음... 엄마가 네 얘기 들어주는 거?" "맞아!" 지훈이한테는 설명 안 했다. 어차피 6살은 이해 못 한다. 그냥 안아주면 된다. 첫날, 효과가 있었다. 하은이가 20분 동안 친구 얘기 쏟아냈다. "엄마 있잖아, 오늘 애들이..." 평소 같으면 "나중에 얘기해줘"라고 했을 시간이다. 지훈이 재우느라. 근데 지훈이 이미 잔 상태. 하은이만 집중. 끝나고 하은이가 말했다. "엄마, 오늘 진짜 좋았어." 완벽하진 않다. 근데 조금 나아졌다. 죄책감은 여전하다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미안하다. 하은이한테 월수금만 집중한다는 게 미안하다. 화목은? 주말만으로 충분한가? 지훈이한테 형아처럼 혼자 자라고 할 날이 미안하다. 아직 6살인데. 회사 일 때문에 둘 다 놓칠 때가 미안하다. 근데 깨달았다.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워킹맘이면 기본 장착. 중요한 건, 죄책감에 압도되지 않는 것. '미안하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뭘 할까'로 가는 것. 완벽한 엄마는 없다. 근데 노력하는 엄마는 될 수 있다. 어제 지훈이가 물었다 "엄마, 나도 언니처럼 혼자 잘 수 있어?" "응, 조금 더 크면." "빨리 크고 싶어." "왜?" "그럼 엄마가 덜 힘들잖아." 6살이 이런 말을 한다. 하은이는 "내가 빨리 커서 엄마 도와줄게"라고 한다. 둘 다 엄마를 걱정한다. 나는 애들 걱정하느라 죽겠는데, 애들은 엄마 걱정하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힘든 모습 보이는 게, 애들한테 부담 주고 있었다. "엄마 괜찮아"라고 말해줘야 한다. 진짜 괜찮든 아니든. 애들은 엄마가 행복해야 자기들도 편하다. 결론은 없다 이 글 쓰면서도 답은 안 나왔다. 8살과 6살, 어떻게 동시에 키우나요? 모른다. 매일 즉흥연주다. 하은이가 필요로 할 때, 지훈이도 필요로 한다. 지훈이 돌봐주면, 하은이가 서운해한다. 정답은 없다. 최선만 있다. 그리고 최선도 매일 바뀐다. 어제의 최선이 오늘은 최악일 수 있다. 그래도 한다. 왜냐면 나는 엄마니까. 동시에 나는 대표니까. 둘 다 포기 못 한다. 둘 다 내 정체성이다. 힘들다. 근데 계속한다. 이게 워킹맘이다.오늘도 하은이 월요일 집중 데이. 20분 더 있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