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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용품

육아용품 이커머스라는 선택, 엄마로서의 경험이 경쟁력이 되다

육아용품 이커머스라는 선택, 엄마로서의 경험이 경쟁력이 되다

육아용품 이커머스라는 선택, 엄마로서의 경험이 경쟁력이 되다 시작은 아기 물티슈였다 둘째를 낳고 3개월쯤 됐을 때다. 새벽 2시에 기저귀를 갈다가 물티슈가 떨어졌다. 예비로 사둔 게 있었는데, 뜯어보니 완전히 다른 제품이었다. 향이 너무 강했다. 아기 엉덩이에 닿자마자 빨갛게 올라왔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산 게 뭔지도 모르고 샀다는 걸.새벽에 검색했다. "물티슈 추천", "아기 물티슈 순위", "민감성 피부 물티슈". 나온 결과는 천차만별이었다. 블로그는 광고 같고, 커뮤니티는 의견이 너무 많고, 쇼핑몰은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고. 그냥 포기하고 샀다. 제일 비싼 걸로. 다음날 남편한테 물었다. "이거 뭐 보고 샀어?" 남편도 몰랐다. 그냥 급해서 샀다고. 우리는 한 달에 물티슈만 8만원어치를 쓰고 있었다. 뭘 쓰는지도 모르고. 11번가 MD 시절의 의문 나는 11번가에서 5년간 MD를 했다. 생활용품 카테고리였다. 육아용품도 담당했다. 그때는 몰랐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 카테고리인지. 데이터만 봤다. 판매량, 클릭률, 전환율. 숫자로만 제품을 평가했다. "이 제품이 왜 팔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팔리면 그만이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알았다. 엄마들이 뭘 원하는지.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었다. "내 아이에게 맞는 제품"이었다. 그 차이는 엄청났다.11번가에서 제일 많이 팔린 물티슈가 있었다. 한 달에 15만 개씩 나갔다. 나도 그걸 샀다. 둘째한테 써봤다. 피부에 안 맞았다. 그제야 의문이 들었다. "이게 제일 잘 팔리는데, 왜 내 아이한테는 안 맞지?" 답은 간단했다. 모든 아이가 다르니까. 근데 이커머스는 그걸 반영 못 했다. 그냥 "베스트셀러" 배지만 달아놨다. 엄마들은 그걸 믿고 샀다. 나처럼. 퇴사를 결심한 건 그 순간이었다. 2019년 8월 23일. 둘째가 돌 지나고 복직한 지 3개월째. 회사 화장실에서 울면서 사표를 썼다. 엄마 100명을 만났다 창업하기 전에 3개월간 엄마들을 만났다. 카페에서, 놀이터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00명 넘게 인터뷰했다. 질문은 하나였다. "육아용품 살 때 제일 어려운 게 뭐예요?" 답은 비슷했다.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보가 너무 많아요." "광고인지 진짜 후기인지 구분이 안 돼요." 한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내 아이랑 비슷한 아이 키우는 엄마가 추천해주면 좋겠어요. 딱 우리 애 상황에 맞는 거요." 그게 답이었다. 나는 노트에 정리했다. "개인화된 큐레이션. 아이 개월 수, 피부 타입,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다른 추천."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건데, 당시엔 아무도 안 하고 있었다.인터뷰하면서 깨달은 게 또 있다. 엄마들은 엄청 똑똑했다. 성분표를 외우고, 제조사를 비교하고, 해외 직구까지 했다. 그 노력이 너무 아까웠다. 이걸 한 곳에 모으면 되겠다 싶었다. "엄마들의 경험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자." 첫 번째 MVP는 구글 스프레드시트였다. 엄마들이 쓴 제품 리뷰를 수작업으로 정리했다. 개월 수별로, 피부 타입별로, 가격대별로. 밤새 작업했다. 아이들 재우고 새벽 3시까지. 한 달 만에 300개 제품 정보가 쌓였다. 지인 엄마들한테 공유했다. 반응이 뜨거웠다. "이거 돈 내고 쓰고 싶어요." 그 말이 확신을 줬다. 투자자들의 질문 시드 투자를 받으러 다닐 때였다. 20곳 넘게 미팅했다. 대부분 남자였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질문이 비슷했다. "이거 왜 필요해요? 그냥 쿠팡에서 사면 되지 않나요?" 설명했다. 쿠팡은 빠르지만 선택을 안 도와준다고. 엄마들은 빠른 배송보다 정확한 선택을 원한다고. 특히 아이 피부에 닿는 건. "아, 그렇군요. 근데 시장이 작지 않나요?" 작지 않다. 한국 육아용품 시장 규모가 8조다. 이커머스 비중이 40%고 계속 늘어난다. 숫자를 댔다. "아, 네. 그런데... 대표님, 아이 키우면서 회사 운영 가능하세요?" 그 질문이 제일 많았다. 20곳 중 15곳에서 물었다. 남자 창업자한테는 안 물어본다는 거 안다. 근데 나한테는 물었다. 처음엔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죠. 시간 관리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열 번째쯤 되니까 화가 났다. "대표님은 아이 있으세요? 있으시면 제게 그런 질문 안 하셨을 거예요." 그렇게 말한 곳에서 투자가 들어왔다. 아이러니했다. 그 파트너도 나중에 말했다. "솔직함이 좋았어요. 그리고 그 화가 진심이 느껴졌어요." 시드로 3억 받았다. 2020년 2월. 코로나 터지기 직전이었다. 코로나가 준 기회 코로나는 재앙이었다. 근데 우리한테는 기회였다.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았다. 엄마들이 아이 데리고 백화점 가기 힘들어졌다. 온라인으로 다 해결해야 했다. 우리 가입자가 폭증했다. 한 달에 1000명씩 늘었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물량이었다. 공급사들이 재고를 안 줬다. 큰 플랫폼한테만 줬다. 우리는 작았으니까. 직접 발로 뛰었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물티슈 공장을 찾아갔다. 대표님을 만났다. 60대 남자분이었다. "저희한테 물량 좀 주세요. 조금만이라도요." "당신네 회사는 작잖아. 왜 줘야 하는데?" 설명했다. 우리 플랫폼에 있는 엄마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제품을 고르는지. 한 번 좋다고 하면 계속 산다고. 그게 브랜드한테 얼마나 가치 있는 충성 고객인지. "내 딸도 애 키워. 힘들어해. 당신 말 이해간다." 그분이 물량을 줬다. 작은 거래처보다 더 많이. 그게 첫 번째 브랜드 파트너십이었다. 지금도 거래한다. 엄마 직원들과의 약속 직원을 뽑기 시작했다. 첫 조건은 "육아 경험"이었다. 엄마가 아니어도 됐다. 조카를 키운 경험, 동생을 돌본 경험, 뭐든 좋았다. 육아를 이해하는 사람. 지금 15명 중 12명이 엄마다. 워킹맘이다. 나를 포함해서. 첫 팀 미팅 때 약속했다. "학교 행사는 무조건 간다. 누구도 눈치 안 준다. 나도 간다." 실천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다. 근데 노력한다. 지난주에 우리 팀 디자이너가 아이 학예회 때문에 오후 2시에 조퇴했다. 아무도 뭐라 안 했다. 당연한 거니까. 그 대신 일할 때는 집중한다. 회의는 30분 넘기지 않는다. 슬랙 메시지는 핵심만 쓴다. 야근은 절대 미덕이 아니다. 효율이 올라갔다. 남자 직원들도 좋아한다. "여기는 일과 삶이 확실히 분리돼요." 그 말이 제일 뿌듯하다. 데이터로 본 엄마의 선택 지금 우리 플랫폼에 2만 명이 있다. 월 거래액이 8000만원이다. 작다. 근데 의미 있는 숫자가 있다. 재구매율 78%. 고객이 한 번 사면 평균 5.3번 더 산다. 이게 우리의 경쟁력이다. 큰 플랫폼은 30%도 안 된다. 왜 다시 올까. 데이터를 분석했다. 답은 간단했다. "맞았으니까." 우리는 아이 정보를 받는다. 개월 수, 피부 타입, 알레르기, 이전에 쓴 제품. 그걸 바탕으로 추천한다. 엄마들이 후기를 남긴다. "정말 우리 애한테 딱 맞아요." 그 후기가 다른 엄마한테 간다. 비슷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한테. "우리 애랑 똑같네요. 저도 사봐야겠어요." 선순환이다. 지난달에 제일 많이 팔린 제품은 대형 브랜드가 아니었다. 소규모 제조사의 무향 물티슈였다. 알레르기 있는 아이 엄마들이 찾았다. 광고 하나 안 했는데 500개가 팔렸다. 그 제조사 대표님이 전화를 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갑자기 주문이 몰려서..." 설명했다. 우리 플랫폼의 가치를. "좋은 제품은 알아서 팔립니다. 엄마들이 찾아내니까요." 실패도 있었다 다 좋은 얘기만 있는 건 아니다. 작년에 AI 추천 시스템을 도입했다. 6개월 개발했다. 2억 들어갔다. 론칭했다. 망했다. 왜? 엄마들이 안 믿었다. "이게 진짜 내 아이한테 맞는 거예요?" 알고리즘이 뭔지 설명해도 안 믿었다. "다른 엄마가 추천해주는 게 더 좋아요." 깨달았다. 기술이 답이 아니었다. 공감이 답이었다. 엄마들은 데이터보다 경험을 믿었다. "나도 그랬어요"라는 말이 알고리즘보다 강했다. AI 시스템 버렸다. 대신 "엄마 매칭" 기능을 만들었다. 비슷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끼리 연결해주는 거. 서로 제품을 추천하고 경험을 나눈다. 이게 먹혔다. 체류 시간이 3배 늘었다. 실패가 방향을 알려줬다. 우리는 기술 회사가 아니었다. 커뮤니티 회사였다. 딸아이의 질문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딸아이 학교 공개 수업이 있었다. 참석하기로 했다. 캘린더에 블록해뒀다. 근데 당일 아침에 투자자 미팅 요청이 왔다. 그날 점심밖에 시간이 없다고. 시리즈B 리드 투자자였다. 거절하기 어려웠다. 딸한테 말했다. "미안해, 엄마가 오늘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딸이 물었다. "엄마 회사가 애기 키우는 엄마들 도와주는 거 아니에요?" 할 말이 없었다. 미팅을 거절했다. 학교에 갔다. 딸이 손을 잡았다. "엄마가 오니까 좋아요." 그 말에 울컥했다. 회사로 돌아와서 생각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엄마들을 돕겠다면서 정작 내 딸한테는 못 해주고 있는 건 아닌지. 답은 아직 모르겠다. 근데 확실한 건 있다. 이 고민 자체가 나의 경쟁력이다. 이걸 이해하는 사람만이 이 사업을 할 수 있다. 시리즈A 투자 후 올해 초에 시리즈A를 받았다. 15억이었다. 밸류는 80억. 투자 설명회에서 한 말이 있다. "우리는 육아용품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엄마들의 경험을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어떤 투자자가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엄마로 산다는 건 매일 선택의 연속입니다. 뭘 먹일지, 뭘 입힐지, 뭘 발라줄지. 그 선택이 아이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근데 정보는 너무 많고 시간은 없습니다. 우리는 같은 경험을 한 엄마들의 선택을 보여줍니다. 그게 가장 정확한 추천입니다." 투자가 결정됐다. 리드 투자자가 말했다. "대표님의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이건 단순한 이커머스가 아니에요." 맞다. 이건 단순한 이커머스가 아니다. 내 삶이다. 지금 이 순간 새벽 5시다. 아직 어둡다. 커피를 내렸다. 노트북을 켰다. 어제 못 본 슬랙 메시지가 37개다. 그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고객 후기였다. "제 아기가 아토피가 심했는데, 여기서 추천받은 로션 쓰고 좋아졌어요. 감사합니다." 이런 메시지를 볼 때마다 생각한다. 잘하고 있다고. 힘들지만 의미 있다고. 창 밖이 밝아온다. 6시가 됐다. 딸아이가 일어날 시간이다. 노트북을 덮는다. 아침을 준비한다. 엄마로서의 삶과 대표로서의 삶. 둘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 근데 그게 내 강점이다. 두 삶이 겹치는 곳에서 비즈니스가 나왔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엄마이자 대표로서. 완벽하지 않지만 진심을 담아서.육아 경험이 경쟁력이 될 줄 몰랐다. 근데 됐다. 이게 내 무기다.

전 11번가 MD에서 육아용품 이커머스 창업까지, 왜 이 길을 택했나

전 11번가 MD에서 육아용품 이커머스 창업까지, 왜 이 길을 택했나

전 11번가 MD에서 육아용품 이커머스 창업까지, 왜 이 길을 택했나 시작은 분노였다 첫째 낳고 복직했다. 11번가 육아용품 MD로. 8년차였다. 회의실에서 기저귀 카테고리 전략 발표했다. 부장이 물었다. "김 대리, 본인도 쓰세요?" 웃으면서 답했다. "네, 저희 애가 지금 이거 쓰거든요." 그날 저녁. 아이 기저귀 갈다가 샜다. 새벽 2시. 빨래 돌리면서 생각했다. '아, 내가 회사에서 팔던 게 이거였구나.' 숫자로만 보던 상품이 손에 잡혔다. 판매량 15% 증가, 반품률 8%. 그 뒤에 새벽 2시 빨래하는 엄마가 있었다. 출근해서 기획서 뜯어고쳤다. 부장이 말했다. "너무 소비자 입장이야. 마진 생각해야지." 그때 알았다. 여긴 아니구나.11번가에서 배운 것들 8년이 짧진 않았다. 많이 배웠다. MD는 숫자 싸움이다. 마진율, 회전율, 재고율. 매일 엑셀과 씨름했다. 공급가 협상, 프로모션 기획, 경쟁사 분석. 머릿속이 계산기였다. 근데 엄마가 되니까 보였다. 숫자 뒤의 사람들. 판매 1위 물티슈. 20% 세일하면 주문 폭증. 근데 그 물티슈, 내가 써보니 너무 얇았다. 한 장에 두세 장 뽑게 돼. 결국 더 쓴다. 싸지 않다. 리뷰 1000개. 별점 4.5. 근데 악플 보면 '택배 박스 찢어져 옴', '배송 일주일 걸림'. 육아는 전쟁인데 일주일은 길다. 회의 때 말했다. "배송 개선하면 재구매율 오를 겁니다." 팀장이 답했다. "물류비 더 들어. 마진 줄어." 그래. 회사는 그렇게 돌아간다. 틀린 말 아니다. 근데 나는 이제 소비자였다.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둘째 낳고 퇴사했다 임신 7개월. 팀장이 불렀다. "승진 얘기 좀 하자." 앉았다. 배가 책상에 걸렸다. "김 대리 실력은 인정해. 근데 지금 둘째잖아. 과장 되면 출장도 많고, 야근도..." 말끝을 흐렸다. 물었다. "제 업무 성과에 문제 있었나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요?" "솔직히 말하면, 애 둘 키우면서 과장 업무 소화 가능해?" 가능하냐고 물었다. 할 수 있냐가 아니라. 출산휴가 들어갔다. 복직 안 했다. 남편이 물었다. "후회 안 해?" 답했다. "잘 모르겠어. 근데 거기선 안 될 것 같았어." 둘째 백일 지나고 노트북 폈다. 밤 10시. 아이들 다 잤다. 에버노트에 썼다. '엄마들이 진짜 필요한 육아용품 쇼핑몰.' 구체적으로 적었다.배송 48시간 이내 보장 전 상품 엄마 MD가 직접 테스트 리뷰 조작 절대 금지 필요 없는 건 추천 안 함마지막 줄이 핵심이었다. '안 사도 되는 건 말해주기.' 마케팅 전략이 아니었다. 내가 필요했다. 창업은 무모했다 자본금 3000만원. 퇴직금이랑 예금 깼다. 남편이 물었다. "이거 망하면?" "모르겠어. 근데 해볼게." 시어머니 전화 왔다. "애들은 누가 키우려고." "낮에 봐주시잖아요." "내가 언제까지 봐주냐. 애 엄마가 집에 있어야지." 끊고 울었다. 화나서. 친정엄마는 달랐다. "해봐라. 안 되면 그때 생각하고." 사무실은 집 근처 공유오피스. 월 30만원. 혼자 시작했다. 첫 달 매출 120만원. 마진 15만원. 인건비 0원. 내가 다 했으니까. 포장, 발송, CS, 마케팅, 상품 소싱. 낮에 4시간, 밤에 3시간. 쪼개서 일했다. 둘째 어린이집 보내고 첫째 학교 보내면 10시. 오후 4시까지 집중. 애들 데리고 와서 저녁, 숙제. 9시 재우고 다시 시작. 새벽 1시까지. 체력이 바닥났다. 매일 피곤했다. 근데 이상했다. 행복했다.엄마 MD의 강점 6개월 지났다. 월매출 800만원. 상품 10개. 전부 내가 썼다. 아이들한테 썼다. 물티슈 3종 테스트했다. 제일 두껍고 촉촉한 거 골랐다. 단가 200원 비쌌다. 올렸다. 설명에 썼다. "한 장에 제대로 닦입니다. 두세 장 쓸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저렴합니다." 팔렸다. 재구매율 67%. 리뷰 왔다. "딱 이거였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답글 달았다. "저희 애들도 써요. 좋죠?" 11번가에선 못 하던 대화였다. 고객이 아니라 동료였다. 같이 육아하는. 기저귀도 마찬가지. 흡수력 테스트했다. 밤 12시간 테스트. 새는 거 뺐다. 유명 브랜드였는데. 본사에서 전화 왔다. "왜 안 팔아요? 다른 데는 다 팔아요." 답했다. "테스트해봤는데 샜어요." "그래도 브랜드 파워가..." "저희 고객들 속일 순 없어요." 안 팔았다. 매출 포기했다. 근데 이상했다. 입소문 났다. '여기는 진짜만 판다.' MD 경력이 여기서 빛났다. 협상, 소싱, 마진 계산. 다 할 줄 알았다. 엄마 경험에 전문성 더했다. 대기업 MD들은 회의실에서 기획한다. 나는 집에서 실험했다. 아이한테 먹이고, 입히고, 써봤다. 경쟁력은 그거였다. 사용자이자 큐레이터. 1년 차, 직원 채용 매출 3000만원 넘었다. 혼자는 한계였다. 첫 직원 뽑았다. 29살 여성. 육아 경험 없었다. 면접 때 물었다. "왜 여기 지원했어요?" "저도 엄마 될 건데요. 배우고 싶어요." 뽑았다. 시작은 그거다. 마음. 가르쳤다. 상품 고르는 법, 리뷰 읽는 법, 엄마들 마음 읽는 법. "리뷰 100개 읽으면 보여요. 진짜 불편한 게 뭔지." 두 번째 직원은 육아맘이었다. 6살 아들. 오후 3시 퇴근 조건. 수락했다. "시간보다 집중력이에요. 3시까지 200% 일하면 돼요." 팀이 생겼다. 여자 5명. 전부 육아 관심 있거나 경험 있거나. 회의는 짧았다. 30분. 본론만. 애들 데리러 가야 하니까. 효율이 올랐다. 불필요한 회의 사라졌다. 워라밸이 생산성이었다. 11번가에선 9시까지 야근했다. 여기선 6시 칼퇴. 매출은 더 올랐다. 이유? 집중. 그리고 진짜 필요한 일만. 투자 유치의 벽 2년 차. 시리즈A 준비했다. IR 자료 만들었다. 밤 새웠다. 아이들 재우고. 투자사 10곳 미팅. 7곳 거절. 이유는 비슷했다. "시장 너무 작아요." "쿠팡이랑 어떻게 경쟁해요?" "마진이 낮은데요." 한 곳은 달랐다. 남자 파트너, 40대 후반. 물었다. "대표님, 아이 둘이시죠? 시간 괜찮으세요?" "네, 괜찮습니다." "솔직히 육아하면서 회사 키우기 힘들지 않나요?" 멈췄다. 숨 참았다. 웃었다. "그럼 남자 대표님들한테도 같은 질문 하세요?" "...그게 아니라, 워낙 바쁘시잖아요." "바쁜 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불편한 침묵. 떨어졌다. 예상했다. 근데 하나 붙었다. 40대 여성 파트너. 미혼, 커리어우먼. "대표님 강점이 육아예요. 그게 경쟁력입니다. 15억 드릴게요." 울었다. 미팅룸에서. 참았는데 나왔다. "괜찮으세요?" "감사해서요." 투자 받았다. 15억. 조건 좋았다. 남편한테 전화했다. "됐어." "진짜?" "응, 울었어." "축하해." 저녁에 샴페인 샀다. 애들은 주스. 건배했다. "엄마 회사 커진대!" 딸이 물었다. "그럼 엄마 더 바빠져?" 할 말 없었다. "...응." "에이." 삐졌다. 미안했다. 근데 멈출 순 없었다. 3년 차, 팀 15명 사무실 옮겼다. 강남 위워크. 월 500만원. 팀 15명. 여성 12명. 육아맘 6명. 회의실 이름 지었다. '새벽', '낮잠', '칼퇴'. 웃겼다. 근데 진심이었다. 규칙 만들었다.아이 아프면 당연히 조퇴 학교 행사 참석 권장 재택 주 2회 가능 야근 금지직원이 물었다. "대표님은요?" "나?" "네, 대표님도 지키세요." 못 지켰다. 들켰다. 밤 11시 슬랙 메시지 보냈다가 혼났다. "대표님, 자야죠." 미안했다. 본이 안 됐다. 월매출 8000만원. 손익분기점 근처. 거의 왔다. 직원들이 말했다. "대표님, 우리 회사 좋아요." "뭐가?" "진짜 엄마들 생각해서 만든 거 같아요." 보람이었다. 돈보다. 근데 피곤했다. 매일 피곤했다. 체력이 문제였다. 38살. 20대처럼 안 됐다. 새벽 5시 기상. 밤 12시 취침. 7시간도 못 잤다. 허리 아팠다. 어깨 뭉쳤다. 병원 갈 시간 없었다. 남편이 말했다. "너 쓰러지겠어." "괜찮아." "안 괜찮아 보여." 싸웠다. 요즘 자주 싸웠다. "당신은 9시 퇴근하면 끝이잖아." "나도 힘들어." "나는 퇴근 없어. 집 와서도 일해." "그럼 회사 그만둬." "...뭐?" 할 말 없었다. 둘 다. 미안했다. 남편한테. 화풀이했다. 근데 그만둘 순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엄마이자 대표 딸 학예회 날. 캘린더에 3개월 전 블록해뒀다. 근데 투자사 미팅 잡혔다. 같은 날. 오후 2시. "날짜 변경 어려우세요?" 물었다. "네, 대표님 스케줄 맞추기 힘들어서요." 고민했다. 10분. 전화했다. "미안해, 딸. 엄마가..." "괜찮아, 엄마." 목소리 작았다. 괜찮지 않았다. 미팅 갔다. 집중 안 됐다. 머릿속은 학예회였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울었다. 택시 기사 놀랐다. "손님, 괜찮으세요?" "네." 괜찮지 않았다. 집 왔다. 딸이 물었다. "엄마, 회사 재밌어?" "...응." "나보다?" 칼이었다. 가슴에 꽂혔다. "아니야. 너희가 제일 좋아." "근데 맨날 회사 가잖아." 할 말 없었다. 남편이 말했다. "애들이 이해할 거야." "언제?" "크면." 기다려야 했다. 애들이 크는 걸. 근데 그 시간은 안 돌아온다. 초등 2학년, 6살. 지금이 전부다. 죄책감 들었다. 매일. 엄마로서 부족하다고 느꼈다. 대표로서도 완벽하지 않았다. 둘 다 70%씩 하는 기분. 100%는 없었다. 여성 CEO 모임에서 말했다. "저만 이래요?" 다들 고개 끄덕였다. "나도 그래." "나도." 위로였다. 혼자가 아니었다. 근데 해결책은 없었다. 각자 버티는 거였다. 왜 이 길을 택했나 질문 받는다. 자주. "왜 창업했어요?" "대기업 다니면 편했을 텐데." 답은 간단하다. 안 편했다. 거기도. 11번가에서 배웠다. 시스템, 전략, 숫자. 엄마 되면서 배웠다. 진짜 필요한 것, 불필요한 것. 두 개 합쳤다. 전문성과 공감. 내가 만든 쇼핑몰은 내가 쓰고 싶은 곳이다. 엄마로서. 솔직한 추천, 빠른 배송, 진짜 리뷰. 당연한 건데 없었다. 그래서 만들었다. 쉽냐고? 아니다. 개 힘들다. 후회하냐고? 가끔. 딸 학예회 못 갈 때. 그만두고 싶냐고? 아니. 이상하다. 이렇게 힘든데 행복하다. 이유? 의미. 숫자 올리는 게 아니라 사람 돕는다. 나 같은 엄마들. 리뷰 읽으면 보인다. "덕분에 시간 아꼈어요." "믿고 삽니다." "추천이 진짜네요." 거기서 힘 얻는다. 새벽에 일어나는 이유. 대기업 MD 시절엔 없었다. 마진율 올려도 뿌듯함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매출 8000만원이 자랑스럽다. 우리가 도운 엄마가 8000명이니까. 직원들한테 말한다. "우리 회사는 엄마 편이야. 무조건." 마진 줄여서라도 빠르게 배송한다. 안 좋은 상품은 안 판다. 리뷰 조작 절대 안 한다. 손해 보냐고? 단기로는 맞다. 근데 길게 보면 이긴다. 신뢰니까. 남편이 물었다. "5년 뒤엔?" "모르겠어. 근데 계속할 거야." "힘들어도?" "응. 의미 있으니까." 시어머니는 아직도 이해 못 한다. "애들 크면 후회해." 모르겠다. 후회할지도. 근데 지금 이 순간. 내 선택은 이거다. 엄마인 대표. 대표인 엄마. 70%씩 하는. 완벽하진 않다. 근데 최선이다. 그걸로 됐다."이 길을 택한 건 편해서가 아니야. 의미 있어서지.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