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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여성 스타트업 대표, 이 나이가 좋고 나쁜 이유

38세 여성 스타트업 대표, 이 나이가 좋고 나쁜 이유

38세 여성 스타트업 대표, 이 나이가 좋고 나쁜 이유 투자자 미팅에서 "대표님, 혹시 나이가...?" 투자자가 물었다. 이력서에 다 나와 있다. 38세. 그래도 직접 확인하고 싶은 거다. "38입니다." "아, 그럼 결혼은? 아이는?" 남자 대표들한테는 안 물어본다. 작년에 27세 남자 창업가 만났을 때 그 질문 안 했다. 나만 받는다. "둘 있습니다. 초등학생이랑 유치원생." 투자자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시간 괜찮으시겠어요?' 같은 걱정. 아니, 걱정이 아니라 의심이다. 이 나이, 여자, 엄마. 세 가지가 겹치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스타트업판에서.20대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 팀 평균 나이는 28세다. 나를 빼면 26세. 회의하면서 느낀다. 에너지 차이. 저들은 밤새도 다음날 멀쩡하다. 나는 10시만 넘으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 "대표님, 이번 주말에 팀 번개 어때요?" 미안하지만 주말은 아이들 거다. 토요일 딸 발레 학원, 일요일 아들 축구. "나는 패스, 너희들끼리 가." 표정을 본다. '역시 나이 드신 분은...' 같은 느낌. 말은 안 하지만 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본다. 토요일 밤 홍대 클럽. 다들 신난다. 나는 그 시간에 아이들 재우고 엑셀 정리한다. 격차가 느껴진다. 문화적으로. 근데 또 다른 면도 있다. 회의에서 20대 직원이 말한다. "대표님, 이거 하면 대박 날 것 같은데요!" "근거는?" "느낌이요!" 10년 전 나도 그랬다. 느낌으로 일했다. 지금은 안다. 느낌은 데이터가 아니라는 걸. "느낌 말고 숫자로 보여줘. 시장 규모, 경쟁사 분석." 차갑게 들릴 수 있다. 근데 이게 38세의 장점이다. 경험.창업가 네트워크에서 서울 스타트업 위크 갔다. 창업가들 모였다. 대부분 20대 후반, 30대 초반. "저는 25살에 창업했어요. 지금 3년 차고요." "저는 올해 30인데, 작년에 시작했습니다." 다들 젊다. 실패해도 다시 할 시간이 있다. 나는 없다. 38세에 창업 4년 차면 이제 42세다. 만약 지금 망하면? 다시 시작할 때 40대 중반이다. 무섭다. 솔직히. 20대 창업가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 듣는다. '경험이다', '배움이다'. 나는 못 듣는다. '나이도 있는데 왜 그렇게 모험을 해' 소리 듣는다. 더 조심스러워진다. 공격적으로 못 간다. 시리즈B 투자 받으려고 하는데 망설여진다. 빚이 무섭다. 젊은 창업가들은 100억 투자받고 싶어 한다. 나는 생존이 먼저다. 이게 나쁜 건가? 좋은 건가? 모르겠다. 근데 네트워킹 끝나고 몇 명이 다가온다. 여성 창업가들. 나랑 비슷한 나이. "언니, 저도 37인데요. 진짜 공감돼요." "저 40인데, 언니 보면 힘 나요." 우리끼리는 통한다. 똑같은 고민. 아이, 집안일, 나이, 투자, 편견. 20대 남자 창업가는 모른다. 이 감정을.집에서 밤 11시. 아이들 잤다. 남편은 TV 본다. 나는 다시 노트북 연다. 투자 제안서 수정. 내일 미팅. 남편이 말한다. "또 일해? 좀 쉬지." 쉬고 싶다. 근데 못 쉰다. "나 지금 38이야. 40 넘으면 더 힘들어." "그럼 왜 시작했어, 그때." 34세에 창업했다. 늦은 나이였다. 근데 11번가 MD 7년 하고 나니까 하고 싶었다. 내 사업. 후회는 안 한다. 근데 가끔 생각한다. 27세에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지금쯤 시리즈C 받고 있지 않았을까. 100명 회사 만들지 않았을까. 근데 또 생각한다. 27세 나는 준비 안 됐었다. 경험도 없었고, 네트워크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34세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들. 투자자 설득, 직원 관리, 위기 대응. MD 경험 7년이 전부 지금 써먹고 있다. 상품 선정, 가격 정책, 마케팅 전략. 27세 나는 이걸 못 했다. 38세라서 잃은 것도 있고, 얻은 것도 있다. 투자 받은 날 시리즈A 15억. 작년 일이다. VC 대표가 말했다. "대표님 경험이 좋았어요. 11번가 MD 출신이시고, 시장 이해도 높으시고." 나이 때문에 떨어질 줄 알았다. 근데 경험이 플러스였다. 38세의 역설이다. 젊음은 없지만 커리어가 있다. 20대 창업가는 열정을 판다. 나는 경험을 판다. "이 시장은 2019년부터 봤습니다. MD로 3년, 창업자로 4년. 총 7년 데이터 있습니다." 투자자가 고개 끄덕인다. 숫자가 있으니까. 근거가 있으니까. 이게 38세의 무기다. 근데 시리즈B는 다르다. 더 큰 돈이다. 30억, 50억. 그때는 '성장 가능성' 본다. 미래를 본다. 38세 대표의 미래. 투자자들이 믿을까? '5년 후 이 회사는?' 5년 후 나는 43세다. 스타트업 대표로 43세. 드물다. 이게 불안하다. 직원들한테 "대표님은 어떻게 일이랑 육아 병행하세요?" 26세 여직원이 물었다. 결혼 앞둔 상태. "잘 못 해. 솔직히." "그래도 다 하시잖아요." "다 하는 게 아니라 다 놓치는 거야." 회사에서는 엄마 역할 못 한다. 집에서는 대표 역할 완벽하게 못 한다. 둘 다 70점. 100점은 없다. "근데 언니, 그래도 멋있어요. 38세에 창업하고, 아이도 키우고." 멋있다는 말 들으면 좋다. 근데 속은 다르다. 매일 미안하다. 아이들한테. 직원들한테. 투자자한테. 남편한테. '더 젊었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생각 맴돈다. 근데 또 생각한다. '더 젊었으면 지금 여기까지 못 왔어.' 38세의 단단함. 쉽게 안 무너진다. 20대처럼 감정적이지 않다. 직원이 그만둔다고 해도 이제 안 운다. 투자 거절당해도 다음 찾는다. 이게 나이의 힘이다. 시어머니랑 통화 "며느리, 그 일 언제까지 할 거야?" 매번 이 질문. "아직 계속할 거예요." "나이도 있는데, 이제 애들한테 집중해야지." 나이 있다는 말. 38세니까 늙었다는 뜻이다. "저 아직 젊어요." "38이 젊어? 40도 곧이야." 전화 끊고 거울 본다. 눈가 주름. 흰머리 몇 개. 38세. 젊지 않다. 인정한다. 근데 늙지도 않았다. 20대의 무모함은 없다. 50대의 지혜도 없다. 딱 중간. 애매하다. 이 애매함이 싫을 때도 있다. 좋을 때도 있다. 투자자는 젊은 대표 좋아한다. 근데 고객은 경험 있는 대표 신뢰한다. 직원은 에너제틱한 리더 좋아한다. 근데 위기 때는 침착한 리더 찾는다. 38세는 둘 다 조금씩 있다. 완벽하게 젊지도, 완전히 성숙하지도 않다. 그냥 중간. 애매한 중간. 여성 CEO 모임에서 월 1회 모인다. 여성 창업가 5명. 다들 30대 후반, 40대 초반. "언니들, 나 요즘 힘들어." 털어놓는다. 다들 안다. "나도 그래. 투자자가 물어봐. 폐경 언제냐고." "진짜? 미쳤네." "아들이 엄마 왜 맨날 없냐고 물어봐. 울었어." "나도 딸이 학예회 왔으면 좋겠다고. 못 갔어." 다들 비슷하다. 나이, 성별, 육아. 세 개가 겹치면 이렇다. 남자 창업가는 모른다. 이 무게를. "근데 언니들, 우리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 맞다. 여기까지 왔다. 38세 여자가 스타트업 대표. 쉽지 않다. 포기하고 싶었던 날 많았다. 그만두고 싶었다. 근데 안 했다. 버텼다. 이게 38세의 힘이다. 끈기. 20대는 열정으로 달린다. 30대 후반은 끈기로 버틴다. 더 멋있는 건 후자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새벽 5시 오늘도 일어났다. 아이들 깨기 2시간 전. 이 시간이 내 시간이다. 조용하다. 커피 내린다. 노트북 연다. 38세 여자 스타트업 대표의 새벽. 이메일 확인. 슬랙 확인. 오늘 일정 확인. 10시 투자자 미팅. 2시 직원 면접. 4시 협력사 미팅. 6시 아이들 학원 픽업. 빡빡하다. 늘 빡빡하다. 젊었으면 더 쉬웠을까? 모르겠다. 근데 확실한 건, 27세였으면 지금처럼 못 했다. 육아 경험 없었으면 육아용품 사업 못 했다. MD 경험 없었으면 상품 선정 못 했다. 38세라서 가능했다. 나이가 핸디캡이면서 무기다. 모순이다. 근데 이게 현실이다. 창 밖 본다. 아직 어둡다. 곧 해 뜬다. 38세. 중간이다. 젊음의 끝자락, 성숙의 시작점. 여기가 내 위치다. 불안하다. 근데 괜찮다. 이 나이에, 여자로, 엄마로, 대표로 살아간다. 완벽하지 않다. 근데 최선이다. 그걸로 됐다. 지금은. 손익분기점 넘은 날 지난달. 드디어 넘었다. 4년 만에. 월 매출 8500만원. 지출 8200만원. 300만원 남았다. 처음으로. 팀원들 불렀다. "회식 가자." 다들 좋아한다. 나도 좋다. 근데 집 가는 길에 생각했다. 300만원. 4년 걸렸다. 20대 창업가는 1년 만에 손익분기점 넘는다는 기사 봤다. 부럽다. 나는 4년. 느리다. 나이 때문일까? 조심스러워서? 공격적이지 못해서? 모르겠다. 근데 또 생각한다. 살아남았다. 4년 버텼다. 스타트업 70%가 3년 안에 문 닫는다. 나는 안 닫았다. 느려도 살아남았다. 이게 중요하다. 38세의 전략. 빠르게가 아니라 오래. 20대는 단거리 달리기. 나는 마라톤. 결승선이 어딘지 모르겠다. 근데 뛰고 있다. 그걸로 됐다. 딸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맨날 바빠?" 초등학교 2학년. 이제 안다. 엄마가 다른 엄마랑 다르다는 걸. "엄마가 회사 하잖아." "친구 엄마는 안 해." "그 엄마는 다른 일 하시는 거야." "엄마는 언제 집에만 있어?" 찔린다. "미안해. 엄마가 좀 바빠서." "괜찮아. 근데 가끔은 같이 있으면 좋겠어." 울컥한다. 참는다. 38세에 창업한 이유. 아이들 위해서였다. '내 사업 하면 시간 자유로울 거야. 아이들이랑 더 있을 수 있어.' 착각이었다. 더 바빠졌다. 고용인일 때는 6시 퇴근이었다. 지금은 밤 10시도 일한다. 아이러니하다. 근데 또 다르다. 딸이 말한다. "엄마, 나도 커서 엄마처럼 회사 하고 싶어." "진짜?" "응. 멋있어." 이 한마디. 이것 때문에 한다.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 여자도 할 수 있다는 걸. 38세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경쟁사 대표 만났다 같은 업계. 남자. 32세. 작년에 창업했다. 벌써 시리즈B 받았다. 50억. "대표님, 저희랑 협업 어떠세요?" 미팅했다. 젊다. 에너지 넘친다. "저희는 빠르게 갈 겁니다. 3년 안에 IPO 목표고요." 3년. 그때 나는 41세다. "저희는 천천히 가려고요." "아, 그러시구나. 저는 빨리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빨리'라는 단어. 나는 못 쓴다. 아이 둘, 집안일, 나이. 빨리 갈 수 없다. 근데 또 생각한다. 빠르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작년에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 5개 중 3개 망했다. 번아웃, 팀 붕괴, 자금 부족. 천천히 가는 게 때로는 답이다. 32세 대표는 모른다. 아직. 나는 안다. 38세니까. 미팅 끝나고 나왔다. 부럽다. 젊음이. 근데 안 바꾸고 싶다. 내 경험이랑. 이게 38세다. 부러우면서도 만족한다. 요즘 생각 38세 여자 스타트업 대표. 이 나이가 좋은가, 나쁜가? 둘 다다. 나쁜 점:투자자가 의심한다. 나이, 성별, 육아. 체력 떨어진다. 밤샘 못 한다. 시간 없다. 아이들, 집안일, 회사. 롤모델 없다. 여성 CEO 드물다. 다시 시작하기 무섭다. 실패하면 40대다.좋은 점:경험 있다. 7년 MD 커리어. 침착하다. 위기에 안 흔들린다. 네트워크 있다. 업계 사람들 안다. 고객 이해한다. 육아 경험이 사업 된다. 끈기 있다. 쉽게 안 포기한다.계산하면 비슷하다. 나쁜 것만큼 좋다. 좋은 것만큼 나쁘다. 그래서 뭐냐고? 그냥 간다. 계속. 38세가 핸디캡이면 어쩌냐. 이게 내 나이다. 여자라서 불리하면 어쩌냐. 이게 나다. 엄마라서 시간 없으면 어쩌냐. 이게 내 삶이다. 불평하고 앉아있을 시간 없다. 그 시간에 한 줄이라도 더 쓴다. 이메일 한 통이라도 더 보낸다. 이게 38세 여자 대표의 전략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다.38세. 애매하다. 근데 괜찮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걸 한다. 그게 전부다.

여성 CEO 네트워크가 유일한 힐링인 이유

여성 CEO 네트워크가 유일한 힐링인 이유

여성 CEO 네트워크가 유일한 힐링인 이유 월요일 아침의 슬랙 메시지 월요일 오전 7시 52분. 아이들 등원시키고 출근 중이다. 신호 대기 중에 슬랭 확인했다. "여성 CEO 모임" 채널에 메시지 하나. "오늘 너무 힘들어요. 투자자 미팅에서 또 그 질문 받았어요. '아이 있으시죠? 밤 늦게까지 일할 수 있으세요?' 남자 대표들한테도 물어보나요?" 답장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나도 어제 똑같은 질문 받았어." "나는 '남편이 육아 도와주시죠?'였어." "'여자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이건 진짜." 신호 바뀌었다. 핸드폰 내려놓았다. 근데 가슴이 먹먹하다. 울컥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처음 만난 날 3년 전이다. 스타트업 행사였다. 남자 대표들 사이에 여자는 나랑 박대표 둘뿐이었다. 네트워킹 시간. 명함 주고받는 시간. "몇 명 데리고 계세요?" "투자 얼마나 받으셨어요?" "매출은요?" 박대표랑 나만 받는 질문이 따로 있었다. "결혼하셨어요?" "애는요?" "시간 관리 어떻게 하세요?" 화장실에서 마주쳤다. 서로 보고 웃었다. "진짜 웃기죠?" "매번 이래요." 그날 카톡 주고받았다. 지금까지 매일 얘기한다. 박대표가 처음이었다. 이 네트워크의 시작.롤모델이 없다는 것 창업 초기에 멘토를 찾았다. 성공한 여성 창업가. 아이 키우면서 회사 키운 사람. 한국에 몇 명 없다. 책도 거의 없다. 인터뷰도 드물다. 있어도 "슈퍼우먼" 스토리다. "새벽 4시 기상해서 운동하고 명상하고 아이들 도시락 싸고 회사 가서 12시간 일하고 저녁에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밤에 독서합니다." 이건 롤모델이 아니다. 이건 SF다. 남자 CEO들은 다르다. "저는 가족이 있어서 더 열심히 합니다." "아내가 뒷바라지 잘 해줘서 감사합니다." 그 말 할 때 누구도 안 물어본다. "집안일은 누가 해요?" "아이 아프면 누가 병원 가요?" 롤모델 없으면 어떻게 하나. 직접 만드는 거다. 같이. 목요일 밤 10시 줌 2주에 한 번. 목요일 밤 10시. 여성 CEO 모임 줌 미팅이다. 아이들 다 재웠다. 남편은 거실에서 넷플릭스. 나는 방에서 노트북 켰다. 7명이 접속한다. 얼굴 보면 안다. 다들 피곤하다. 다크서클 짙다. 근데 웃는다. "오늘 직원이 '대표님은 애 키우면서 어떻게 해요?' 물었어요. 진짜 어떻게 하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다들 웃는다. 공감의 웃음. "나는 오늘 아들이 '엄마는 맨날 회사만 가'래요. 찔렸어요." "나는 시어머니가 '사업은 남자들이 하는 거'래요. 2024년에." 말 한마디씩 할 때마다 고개 끄덕인다. 설명 안 해도 된다. 알아서 이해한다. 이게 힐링이다.조언이 아닌 공감 이 모임에서 배운 게 있다. 우리는 서로한테 조언 안 한다. "이렇게 해봐." "너는 이게 문제야." "내가 볼 땐..." 이런 말 안 한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나도 그랬어." "진짜 힘들었겠다." "잘하고 있어." 왜냐면 안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안다. 뭘 해야 하는지 안다. 필요한 건 조언이 아니다. 필요한 건 "너 혼자 아니야" 그 말이다. 작년 11월이었다. 투자 유치 엎어졌다. 3개월 준비한 시리즈A. 마지막에 무산됐다. 이유가 가관이었다. "대표님이 육아 부담이 크실 것 같아서요. 올인 가능하신가 확신이 안 서서요." 남자 공동대표 있었는데 그한테는 안 물었다. 그날 밤 모임에서 울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아이 낳은 게 잘못인가." 아무도 "괜찮아" 안 했다. 대신 최대표가 말했다. "잘못 없어. 씨발, 잘못 없어." 그 말이 위로였다. 서로의 롤모델 지난주 김대표가 시리즈B 받았다. 50억. 여성 창업가 최대 규모. 모임에서 축하했다. 근데 김대표가 울었다. "너희가 없었으면 못 했어. 진짜로." 김대표 3년 전 생각난다. 투자 미팅마다 떨어졌다. 이유는 항상 비슷했다. "여성 타겟 시장은 작아요." "감성적 접근보다 데이터가 필요해요." "대표님 너무 부드러우세요. 강한 리더십이..." 모임에서 매번 토해냈다. 우리는 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김대표가 말했다. "나 여성 투자자 찾아볼래. 이 바닥에 분명 있을 거야." 6개월 걸렸다. 여성 벤처캐피털리스트 찾았다. 한 번에 통과했다. 김대표가 우리 롤모델이다. 우리가 김대표 롤모델이다. 서로한테 배운다. 서로 보면서 간다. 이게 네트워크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오늘 오후 3시. 학교에서 전화 왔다. "아이가 열이 나요. 데리러 오셔야 할 것 같아요." 투자자 미팅 30분 전이었다. 패닉했다. 남편은 회의 중. 친정엄마는 병원. 어떡하지. 미팅 취소하나. 근데 이거 두 달 잡은 건데. 슬랙에 "SOS" 쳤다. 3분 만에 답장 5개. "내가 픽업할게. 우리 아이 학교 근처잖아." "끝나고 우리 집에서 재워도 돼." "미팅 파이팅. 걱정하지 마." 박대표가 우리 딸 데리러 갔다. 자기 아들이랑 같이 재웠다. 미팅 잘 끝났다. 15억 투자 확정. 저녁에 아이 데리러 갔다. 박대표한테 고맙다고 백 번 말했다. "우리끼리 이래야지. 누가 우릴 이해하겠어." 맞다. 우리끼리다. 약한 모습 보여도 되는 곳 회사에서는 강해야 한다. 직원들 앞에서 흔들리면 안 된다. 투자자한테는 더 단단해야 한다. 집에서는 엄마다. 아이들한테 의지하면 안 된다. 남편한테도 다 말 못 한다. "또 회사 얘기?" 그 말이 무섭다. 그럼 어디서 약해지나. 이 모임이다. 여기서는 울어도 된다. 화내도 된다. 무너져도 된다. "못 하겠어." 말해도 된다. 왜냐면 다들 안다. 그래도 내일 다시 한다는 거. 약한 모습 보인다고 무시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도 그래" 돌아온다. 이게 안전한 공간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 요즘 생각한다. 우리가 롤모델 없이 시작했다. 근데 우리 다음은 다를 거다. 지금 20대 여성 예비창업가들이 본다. 우리를. "아이 키우면서도 되는구나." "혼자 아니구나." "나도 할 수 있겠다." 이게 우리가 만드는 거다. 매달 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 슬랙에 올리는 고민. 서로 돕는 그 순간들. 전부 기록이다. 다음 세대한테 주는. 완벽한 롤모델 아니어도 된다. 그냥 계속 가면 된다. 같이. 내일 또 만난다 지난주 모임 끝날 때였다. 신입 멤버가 있었다. 창업 1년차. 30대 초반. "언니들 보니까 용기 나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대표가 웃으면서 말했다. "할 수 있어. 근데 쉽진 않아. 그래도 우리 있잖아." 그 말에 다들 고개 끄덕였다. 쉽진 않다. 맞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 피곤하다. 캘린더 보면 한숨 나온다. 아이들 미안하다. 남편한테 미안하다. 나한테도 미안하다. 근데 포기는 안 한다. 왜냐면 혼자가 아니니까. 2주 뒤면 또 목요일 밤 10시다. 노트북 켜고 줌 접속한다. 7명의 얼굴 본다. 그걸로 충분하다. 다시 2주 버틴다.혼자면 못 간다. 같이면 간다. 그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