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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과
- 25 Dec, 2025
아이 둘, 초등 2학년과 6살 사이의 발달 단계 관리하기
아이 둘, 초등 2학년과 6살 사이의 발달 단계 관리하기 아침 7시, 두 개의 세계 아침이 전쟁터다. 둘째가 "엄마 양말 신겨줘"라고 할 때, 첫째는 "나 혼자 할 수 있어요"라며 방문을 닫는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완전히 다른 두 명.첫째 하은이는 초등 2학년. "엄마 나 혼자 할 수 있어"가 입버릇이다. 동시에 "엄마 왜 나한테만 안 와줘?"라고도 한다. 둘째 지훈이는 6살. "엄마 같이 해줘"가 기본값이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8년 차이가 아니다. 8살과 6살, 딱 2년 차이인데 세상이 다르다. 출근 준비하면서 깨달았다. 나는 두 개의 언어를 동시에 써야 한다는 것을. 회의실에서 떠오른 생각 오전 10시 투자자 미팅. "내년 목표 수치는요?" 대답하면서 문득 떠올랐다. 어젯밤 하은이가 울먹이던 얼굴. "엄마는 지훈이만 좋아해."미팅 끝나고 화장실에서 5분 울었다. 하은이는 이제 "엄마 사랑해"를 직접 말 안 한다. 대신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칭찬받았어"라고 말한다. 인정받고 싶어 한다. 지훈이는 아직 "엄마 사랑해" 연발한다. 그리고 24시간 껴안기를 원한다. 같은 사랑인데, 다른 언어다. 점심 먹으면서 남편한테 문자 보냈다. "우리 하은이 요즘 어때 보여?" 답장: "잘 크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남자들은 모른다. '잘 크고 있다'와 '행복하다'는 다른 말이다. 6시 반, 엄마 출동 퇴근해서 집 문 열면 두 아이가 달려온다. 지훈: "엄마! 유치원에서 미끄럼틀 타다가 넘어졌어!" (포옹 요구) 하은: "엄마, 나 수학 100점 맞았어." (무심한 척하지만 눈빛은 반짝)10초 안에 결정해야 한다. 누구 먼저? 지훈이를 안아주면, 하은이가 방으로 들어간다. 하은이 시험지 먼저 보면, 지훈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정답이 없다. 매일 찍기다. 어제는 하은이 먼저 했다. "우와, 100점! 엄마가 제일 자랑스러워." 30초 집중. 그리고 "지훈아, 어디 다쳤어? 엄마가 봐줄게." 하은이는 괜찮다는 표정 지었다. 근데 저녁 먹을 때 말이 없었다. 오늘은 지훈이 먼저 했다. "아이고 우리 아기, 많이 아팠구나." 1분 안아주고. "하은아, 시험지 보여줘. 와, 진짜?" 오버해서 칭찬. 지훈이는 금방 놀러 갔다. 하은이는 웃었다. 근데 눈빛이 복잡했다. 저녁 7시, 각자의 숙제 식탁에 앉았다. 하은이는 수학 문제집. 혼자 푼다. 가끔 "엄마 이거 맞아?"라고 확인만 받는다. 지훈이는 한글 쓰기. 5분마다 "엄마 이거 어떻게 써?" 시간 배분이 안 된다. 지훈이 옆에 붙어있으면, 하은이가 20분 뒤 "엄마 이거 틀렸네"라며 자책한다. 내가 옆에서 봐줬으면 안 틀렸을 거라는 뉘앙스. 하은이 옆에 앉으면, 지훈이가 "엄마~ 나 못 하겠어~" 징징댄다. 남편이 지훈이 봐준다고 하면? 5분 만에 "아빠는 엄마처럼 안 해줘"라며 온다. 이게 매일이다. 회사에서는 15명 직원 관리한다. 각자 업무 분배하고, 피드백하고, 동기부여한다. 집에서는 두 명도 못 한다. 밤 9시, 재우기 전쟁 하은이는 "나 혼자 잘 거야"라고 한다. 근데 불 끄고 나가려면 "엄마 조금만 옆에 있어줘"라고 한다. 지훈이는 "엄마 안 자"라며 버틴다. 결국 안고 누워서 재운다. 30분 걸린다. 문제는 이거다. 지훈이 재우는 30분 동안, 하은이는 혼자 천장 보면서 기다린다. 그걸 알기 때문에 지훈이 재우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 "언니 기다리니까 빨리 자야지"라고 재촉하게 된다. 지훈이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자기는 아직 엄마 품이 필요한데, 언니 때문에 빨리 자라는 압박. 하은이 입장에서는 서운하다. 동생은 30분 안아주면서, 자기는 5분만 옆에 있어주고 가니까. 어제 하은이가 물었다. "엄마, 나도 6살로 돌아갈 수 있어?" 칼로 찌르는 기분이었다. 투자자가 물었다 지난주 시리즈A 후속 미팅. "대표님, 직원 관리 노하우가 뭔가요?" 대답했다. "각자 다른 걸 원한다는 걸 인정하는 거요. 똑같은 방식으로 동기부여 안 됩니다." 박수 나왔다. 집에 와서 생각했다. 나는 회사에서는 이걸 아는데, 집에서는 왜 못 할까. 직원 A는 칭찬이 동력이다. 직원 B는 자율성이 동력이다. 직원 C는 명확한 피드백이 동력이다. 그렇게 각자 다르게 대한다. 15명 모두. 그런데 왜 집에서는 "나는 공평하게 해야 해"라고 생각할까. 하은이는 인정이 필요하다. "엄마가 너를 봤어"라는 확인. 지훈이는 스킨십이 필요하다. "엄마가 너를 안아줘"라는 확인. 같은 사랑, 다른 언어다. 공평하게 30분씩 줄 게 아니라, 각자 필요한 걸 줘야 한다. 근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엄마의 죄책감 공식 계산해봤다. 하루 깨어있는 시간: 17시간 일하는 시간: 10시간 (출퇴근 포함)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4시간 나 혼자 있는 시간: 0.5시간 4시간을 2명이 나눠 갖는다. 1명당 2시간. 근데 2시간으로는 6살도, 8살도 만족 못 한다. 특히 8살은 2시간 중 1.5시간을 동생한테 빼앗긴다고 느낀다. 6살은 2시간이 원래 자기 거였는데, 언니 때문에 줄었다고 느낀다. 결과: 둘 다 불만족. 그리고 나는 둘 다 만족시키지 못 한 죄책감. 이게 워킹맘의 수학이다. 시어머니의 말씀 며칠 전 통화. "하은이가 요즘 표정이 안 좋더라. 엄마가 바빠서 그런가봐." 참았다. "네, 신경 쓰겠습니다." 끊고 울었다. 시어머니는 모른다. 나도 알고 있다는 것을. 매일 미안하다는 것을. 그리고 회사 그만두면 해결될까? 아니다. 집에만 있으면 하은이는 "엄마 나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거다. 지훈이는 "엄마 놀아줘"라고 할 거다. 시간 문제가 아니다. 타이밍 문제다. 하은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과, 지훈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겹친다. 그게 문제다. 여성 CEO 모임에서 지난달 모임에서 털어놨다. "나 요즘 회사보다 집이 더 어려워." 5명 중 4명이 고개 끄덕였다. 선배 언니가 말했다. "애들 연령차가 작을수록 힘들어. 각자 다른 세계 살잖아." 맞다. 지훈이는 아직 엄마가 세상의 전부다. 유치원 갔다 와서 제일 먼저 "엄마 어디 있어?" 하은이는 이제 친구들이 중요하다. 학교 갔다 와서 제일 먼저 "친구가 나한테..." 근데 둘 다 저녁 7시에 집에 들어온다. 그 순간부터 9시 재울 때까지 2시간. 2시간 안에 두 세계를 다 케어해야 한다. 불가능하다. 다른 언니가 위로했다. "그래도 넌 잘하고 있어. 완벽한 엄마는 없어." 알고 있다. 근데 위로가 안 된다. 어제 밤, 하은이와의 대화 지훈이 재우고 나왔다. 하은이 방 불이 켜져 있었다. 들어갔다. "왜 안 자?" "엄마 기다렸어." 옆에 누웠다. "엄마, 나 언제 커?" "왜? 빨리 크고 싶어?" "응. 그럼 엄마가 동생만 안 돌봐도 되잖아." 가슴이 뭉클했다. "하은아, 엄마가 미안해. 요즘 네 마음 못 챙겨줘서." "아니야. 엄마 바쁜 거 알아. 근데..." "근데?" "나도 가끔 안아줬으면 좋겠어. 동생처럼." 울컥했다. 8살은 이미 다 안다. 엄마가 바쁜 것도, 동생이 손이 많이 가는 것도. 그래서 참는다. "나는 괜찮아"라고 말한다. 근데 정말 괜찮은 게 아니다. 그날 밤 30분 안아줬다. 아무 말 없이. 하은이가 잠들면서 중얼거렸다. "엄마 좋아." 남편과의 싸움 주말에 터졌다. "당신은 몰라. 애들이 각각 얼마나 다른지." "나도 애 봐줘. 근데 당신이 자꾸 내가 하는 거 못미더워해." "그게 아니라..." 말이 안 나왔다. 남편은 지훈이 옷 입히고, 하은이 숙제 봐주고, 밥도 먹인다. 근데 뭔가 다르다. 지훈이한테 "형아 다 됐어, 너도 빨리 해"라고 한다. 하은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하은이한테 "동생 먼저 해주고, 네 거 해"라고 한다. 둘째를 우선순위에 둔다. 효율적이다. 근데 공평하지 않다. 그걸 설명하려다 포기했다. "아니야, 미안해. 내가 예민했어." 남편은 이해했다는 표정 지었다. 근데 진짜 이해한 건 아니다. 회사에서 배운 것 직원 면담할 때 쓰는 기법이 있다. 1:1 미팅. 15분씩. 각자 다른 질문. 신입한테는 "어려운 거 있어?" 중급한테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시니어한테는 "네 의견은 뭐야?" 같은 시간, 다른 질문. 각자 필요한 걸 듣는다. 이걸 집에 적용해봤다. 하은이한테는 "오늘 제일 재밌었던 거 뭐야?" 지훈이한테는 "오늘 뭐했어?" 하은이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한다. 지훈이는 즉석에서 쏟아낸다. 같은 질문 하면 안 된다. 하은이는 "글쎄..."하고 말 없고, 지훈이는 산만하게 늘어놓는다. 각자 다르게 물어봐야 한다. 회사에서는 당연한데, 집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아마 회사는 '업무'고, 집은 '사랑'이라서 그런가. 업무는 효율이지만, 사랑은 공평이어야 한다는 강박. 근데 공평은 불가능하다. 친정엄마의 조언 "네가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해." 주말에 엄마가 말했다. "둘 다 똑같이 해줄 필요 없어. 어차피 애들은 불만 있어." "그래도 엄마는..." "나도 너하고 동생 다르게 키웠어. 넌 학원 많이 보냈고, 동생은 친구 만나게 해줬고." "공평하지 않게요?" "공평하게 하면 둘 다 안 맞아. 네가 원하는 거 주고, 동생이 원하는 거 줬지." 생각해보니 맞다. 나는 책 좋아했다. 엄마는 책 사줬다. 동생은 밖에 나가고 싶어 했다. 엄마는 놀이터 데려갔다. 같은 사랑, 다른 방식. 그게 공평한 거였다. 새로운 시도 이번 주부터 바꿨다. 월수금: 하은이 집중 데이. 지훈이 재우고, 하은이랑 20분 더 있어준다. 화목: 지훈이 집중 데이. 하은이 먼저 재우고 (혼자 잘 수 있으니까), 지훈이랑 그림책 읽어준다. 주말: 각자 1시간씩 일대일 시간. 하은이한테 설명했다. "엄마가 너랑 동생이랑 각각 시간을 줄게. 똑같이는 아니야. 너한테 필요한 거, 동생한테 필요한 거 다르니까." 하은이가 물었다. "나한테 필요한 게 뭔데?" "음... 엄마가 네 얘기 들어주는 거?" "맞아!" 지훈이한테는 설명 안 했다. 어차피 6살은 이해 못 한다. 그냥 안아주면 된다. 첫날, 효과가 있었다. 하은이가 20분 동안 친구 얘기 쏟아냈다. "엄마 있잖아, 오늘 애들이..." 평소 같으면 "나중에 얘기해줘"라고 했을 시간이다. 지훈이 재우느라. 근데 지훈이 이미 잔 상태. 하은이만 집중. 끝나고 하은이가 말했다. "엄마, 오늘 진짜 좋았어." 완벽하진 않다. 근데 조금 나아졌다. 죄책감은 여전하다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미안하다. 하은이한테 월수금만 집중한다는 게 미안하다. 화목은? 주말만으로 충분한가? 지훈이한테 형아처럼 혼자 자라고 할 날이 미안하다. 아직 6살인데. 회사 일 때문에 둘 다 놓칠 때가 미안하다. 근데 깨달았다.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워킹맘이면 기본 장착. 중요한 건, 죄책감에 압도되지 않는 것. '미안하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뭘 할까'로 가는 것. 완벽한 엄마는 없다. 근데 노력하는 엄마는 될 수 있다. 어제 지훈이가 물었다 "엄마, 나도 언니처럼 혼자 잘 수 있어?" "응, 조금 더 크면." "빨리 크고 싶어." "왜?" "그럼 엄마가 덜 힘들잖아." 6살이 이런 말을 한다. 하은이는 "내가 빨리 커서 엄마 도와줄게"라고 한다. 둘 다 엄마를 걱정한다. 나는 애들 걱정하느라 죽겠는데, 애들은 엄마 걱정하고 있다.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힘든 모습 보이는 게, 애들한테 부담 주고 있었다. "엄마 괜찮아"라고 말해줘야 한다. 진짜 괜찮든 아니든. 애들은 엄마가 행복해야 자기들도 편하다. 결론은 없다 이 글 쓰면서도 답은 안 나왔다. 8살과 6살, 어떻게 동시에 키우나요? 모른다. 매일 즉흥연주다. 하은이가 필요로 할 때, 지훈이도 필요로 한다. 지훈이 돌봐주면, 하은이가 서운해한다. 정답은 없다. 최선만 있다. 그리고 최선도 매일 바뀐다. 어제의 최선이 오늘은 최악일 수 있다. 그래도 한다. 왜냐면 나는 엄마니까. 동시에 나는 대표니까. 둘 다 포기 못 한다. 둘 다 내 정체성이다. 힘들다. 근데 계속한다. 이게 워킹맘이다.오늘도 하은이 월요일 집중 데이. 20분 더 있어줘야지.